2차전지 ‘찐’ 실적주…바이오 반등 기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msy@mk.co.kr) 2022. 12. 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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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아웃’ 시대에도 이 종목만은

‘피크아웃(Peak out)’.

고점을 찍고 하락 국면으로 돌아서는 상황을 말한다. 경기나 주식 등 다양한 부문에서 활용된다. 최근 국내외 경제의 최대 고민거리인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이기를 바라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다른 이유로 이 용어를 자주 쓴다. 기업 실적의 하락 전환이다.

대표적인 업종이 금융이다.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12월 결산법인 2022년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금융업 43개사의 3분기 누적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감소했다. 특히 증권업 감소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코스피 상장 증권사 총 16개사의 올 3분기까지 누적 연결 영업이익은 3조8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7조1669억원) 46% 줄었다. 순이익도 같은 기간 47% 감소한 2조8632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하강 국면이라고 모든 상장사 실적이 ‘피크아웃’하는 건 아니다. 성장하는 미래 산업에 속한 기업은 피크아웃 시대에도 탄탄한 실력을 자랑한다. 대신증권과 함께 피크아웃 시대를 이길 ‘진짜’ 실적주를 꼽아봤다.

▶1.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美 IRA 수혜주는 단연 2차전지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손꼽는 화제주였다. 증시가 하락세를 거듭하는 동안에도 주가는 굳건했다.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를 팔면서도 LG에너지솔루션만큼은 장바구니에 담았다. 2차전지(배터리) 시장 확대라는 든든한 뒷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전망도 밝다. 대신증권은 내년 영업이익을 올해보다 73% 늘어난 2조7000억원대로 예상한다. 메리츠증권은 한술 더 떠 100% 가까이 증가한 3조3000억원을 전망한다. 매출액 역시 40조원대로 올해보다 50% 이상 증가하리라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견해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주 중 하나다. 높은 북미 시장 지배력을 인정받는 가운데 주요 자동차 브랜드와 함께 합작법인(JV)을 설립해 IRA에 대응하고 있다. GM(제너럴모터스)과의 JV 공장이 이미 가동 중이다. 스텔란티스, 혼다와의 JV도 협약이 돼 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0만원을 밑돌던 주가가 어느새 2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 3월 14일 기록한 연저점(9만6100원)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주가가 무려 150% 가까이 올랐다.

포스코케미칼은 ‘어닝 서프라이즈’의 연속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33억원과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은 108%, 영업이익은 159% 증가했다.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동시에 9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낸다. 양극재 광양 공장은 지난 11월 10일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 공장의 연산량은 9만t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연산 3만t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났다. 포스코케미칼은 추가로 포항 공장(6만t)과 중국 절강포화 공장(3만t), 캐나다 GM 합작 공장(3만t)도 건설 중이다. 궁극적으로 2030년 연간 생산량을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IRA 발표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 러브콜도 쏟아지는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도 추천주다. 일진머티리얼즈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2307억원, 영업이익은 27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7% 증가했다. 내년 영업이익은 1500억원대로 기대된다. 전창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 동박과 유니스코, 건설 등 자회사 부문 호실적이 예상된다”며 “말레이시아 3·4공장 2만t 양산이 가동돼 매출 성장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 코로나 회복 기대감

▷호텔신라·화승엔터·이마트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 들린다. 중국 역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서둘러 끝낼 의사는 전혀 없는 듯 보인다. 하지만 결국 코로나19가 끝나고 마스크를 벗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반드시 다가올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빛을 볼 기업도 당연히 있다.

호텔신라가 대표적이다. 신라호텔(호텔신라 호텔·레저 부문)은 3분기 영업이익이 2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89% 증가했다. 호텔신라는 과거 중국 ‘따이공’에 의존했던 면이 없지 않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다른 호텔보다 더 피해가 컸던 이유다. 하지만 고전했던 서울신라호텔과 신라스테이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제주신라 역시 3분기 8%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을 만큼 선전했다. 본격적인 여행 수요 회복에 따라 내년에도 호텔신라 전망은 밝다.

화승엔터프라이즈도 ‘찐’ 실적주로 꼽힌다. 화승엔터는 2분기부터 실적 정상화의 신호탄을 쐈다. 화승엔터프라이즈 매출의 98%를 차지하는 고객사인 아디다스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재고를 쌓을 예정이라서다. 화승엔터프라이즈 같은 OEM 업체는 ‘강달러’ 수혜도 톡톡히 봤다. OEM 기업은 주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국가에서 생산해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경로를 띤다. 자연스럽게 거래 과정에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 자산을 많이 쌓아두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 말까지 달러당 원홧값은 평균 20.9% 하락했기 때문에 강달러 효과만으로 실적이 대폭 개선된다. 또한 베트남 공장 증설 효과가 2023년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베트남 공장 봉쇄로 인한 타격이 컸던 올 상반기가 향후 3년간 실적 중 가장 저점”이라고 분석했다.

▶3. 초격차 기술 보유

▷ HPSP 장비 기술 독보적

기업 성장을 이끄는 핵심적인 동력은 ‘기술’이다. 특히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면 주가도 눈여겨봐야 한다.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도 반도체 전(前)공정 장비 업체 에이치피에스피(HPSP) 전망은 밝다. 글로벌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반도체 업체들이 정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투자를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전문 장비 생산 능력을 갖춘 HPSP의 수혜가 예상된다.

HPSP는 시스템 반도체(두뇌 역할)에 이어 메모리 반도체(저장 역할) 생산을 위한 장비를 공급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 설립된 HPSP는 전 세계 유일한 고압 수소 어닐링(annealing) 장비를 개발해 글로벌 톱티어 시스템 반도체사와 메모리사 등 반도체 기업에 장비를 납품 중이다. 고압 수소 어닐링 기술은 수소와 중수소를 이용한 화학작용을 활용해 반도체 계면(界面)의 결함을 줄이고 반도체 성능을 개선하는 공정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HPSP 장비는 파운드리 10나노 이하, D램 1a 이하 미세공정으로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지는 장비로, 더 나은 운영 환경으로 개선되는 이른바 마이그레이션 과정에서 수혜가 예상된다”며 “고압 수소 핸들링에 대한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HPSP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HPSP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520억원, 영업이익은 85% 증가한 83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증권사들도 올해 HPSP 매출액이 1520억~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사들은 내년 HPSP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고, 영업이익은 1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판단한다.

힘겨운 시기를 보내는 바이오업도 희망이 보인다. 유한양행과 셀트리온이 대표 선수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의 후기 임상 데이터 공개를 앞두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이 발굴하고 유한양행이 도입해 상업화에 성공한 국산 31호 신약이다. 레이저티닙이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면 국내에서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신증권이 제시한 내년 매출액은 2조1071억원, 영업이익은 801억원이다. 셀트리온은 내년 신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베그젤마’와 ‘유플라이마’가 본격적으로 판매되며 실적이 좋아질 듯 보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7호 (2022.12.07~2022.12.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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