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이 재현한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총통 발사 가능한 용두, 철갑 대신 목판 덮개
430년 전 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을 격파하는 데 앞장선 거북선이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은 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개막한 2022 이순신방위산업전에서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일반에 처음 공개했다.
이 거북선은 그동안 재현된 거북선에 비해 임진왜란 당시에 활약했던 모습과 가장 비슷하게 완성됐다고 해군 측은 밝혔다. 설계와 역사학 관련 교수·연구원 등 10여 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이 설계 준비만 1년이 걸렸다고 한다.
2019년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가 2년의 건조 기간을 거쳐 이날 처음 모습을 공개했다.
앞서 해군은 1980년에 1차, 1999년 2차 거북선을 제작했다. 이들은 임진왜란 200년 이후의 기록인 '이충무공전서(1795년)'에 나와 있는 전라좌수영 귀선과 통제영 귀선을 혼용해 건조됐다.
반면 3차 거북선은 임진왜란 당시 사용됐던 거북선과 최대한 가까운 형태로 재현됐다. 기존 자료인 이충무공전서에 나와 있는 통제영 귀선을 근거로 하되 임진왜란 당대 기록인 충무공의 장계(1592년), 충무공의 조카 이분이 쓴 '행록(17세기 초)', 최근까지 축적된 사료와 문헌 등을 최대한 반영했다.
기존 거북선과 가장 큰 차이점은 용두(용 머리)다. 1·2차 거북선의 용두는 잠망경 구조의 긴 목에 용머리가 달린 형상으로 선체보다 높은 위치였다.
이와 달리 3차 거북선은 뱃머리 부분에 용두가 직선 형태로 뻗어 있는 모습이다. 해군사관학교 박준형 박물관장은 "기존의 거북선 모습대로라면 용두 총통에서 포를 발사할 수 없는 구조"라며 "이번처럼 용두가 뱃머리 부분과 직선으로 뻗어 있어야 포를 발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군에 따르면 3차 거북선은 전장 24m, 전고 5.67m, 전폭 9.64m의 크기다. 거북선 덮개에는 쇠못이 촘촘히 박혀 있다. 포문은 총 14개로 선체 양쪽에 6개씩 있고, 용두와 꼬리에 각 1개씩 있다.
거북선 안으로 들어가면 2층 포판에 포가 나란히 놓여 있다. 그 위로 2층 복층 구조로 된 작은 공간에서는 병사들이 활을 쏠 수 있게 돼 있다.
박 박물관장은 "이곳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만 밖에서는 안이 보이지 않아 적을 공격하기에 굉장히 유리한 구조"라고 말했다.
2층 왼쪽에는 천자총통이 자리해 있다. 사거리가 약 1㎞(유효 사거리 200m)에 이르는 천자총통은 임진왜란 때 사거리가 짧은 왜군의 포를 무력화하면서 전쟁의 판세를 바꿨다.
박 박물관장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역사적 고증을 통해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최대한 재현하고자 노력했다"며 "충무공의 후예인 대한민국 해군 장병과 사관생도들이 충무공의 호국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 안대훈 기자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자식 죽은 집에서 과일 깎아먹어” 날 분노케 한 어느 가족 | 중앙일보
- "2002년 진절머리 났는데"…'월드컵둥이' 가슴에 긍지 피었다 | 중앙일보
- "키 크려고 밥을 산처럼 쌓아놓고 먹던 악바리, 그게 조규성" | 중앙일보
- "장관이었다" 가혹한 브라질전, 외신이 칭찬한 한국 명장면 | 중앙일보
- "한국 16강 진출땐 밤빵 쏘겠다"…정진석 '월드컵 공약' 지켰다 | 중앙일보
- 손흥민 얼굴 감싸며 쓰러지자…가장 먼저 달려온 브라질 선수 (사진) | 중앙일보
- "물 한 바가지로 병 싹 낫는대"…1000년 이어진 '전설의 온천' | 중앙일보
- 모텔서 숨진 여성 시신에 멍…"의식없다" 신고한 직장동료 체포 | 중앙일보
- 4골 넣고 감독까지 춤춘 브라질…축구전설도 "한국 모욕" 때렸다 | 중앙일보
- '팔 툭툭' 네이마르의 신호…이강인이 한 행동 (사진 2장)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