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위기 아닌 적이 있었던가

강희종 2022. 12. 6. 11: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시아경제 강희종 경제금융부문 조사팀 콘텐츠매니저]"내년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십년간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들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년 성장했고 내년에도 역시 그럴 것입니다." 최근 참석했던 한 모임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원로 기업인이 후배 기업인들에게 전한 말이다.

내년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내년 경제성장률 1%대 우려
너무 위기 매몰되면 기회 놓칠 수도
월드컵처럼 포기안하면 이겨내

[아시아경제 강희종 경제금융부문 조사팀 콘텐츠매니저]"내년은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합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수십년간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들어 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년 성장했고 내년에도 역시 그럴 것입니다." 최근 참석했던 한 모임에서 머리가 희끗희끗한 원로 기업인이 후배 기업인들에게 전한 말이다. 순간 행사장은 환호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내년 우리 경제가 1%대 성장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을 1.7%로 전망했다. 기존 전망치보다 0.4%포인트 낮춘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우리 경제 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우리를 둘러싼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탓이다.

2023년을 한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보면 올 한 해 우리를 괴롭혔던 악재들은 내년에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 세계 원자재 시장과 공급망을 뒤흔들었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41년 만에 최고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내년에도 긴축 행보를 이어갈 것이다. 우리 최대 교역국인 중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을 지속하며 가뜩이나 어려운 세계 경제를 더욱 끌어내리고 있다.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콜린스 영어사전이 2022년 올해의 단어로 꼽은 ‘퍼머크라이시스(permacrisis)’를 인용하며 이 단어가 2023년을 맞이하는 현재의 불안정한 세계를 정확히 나타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머크라이시스는 ‘영구적인’이란 뜻을 가진 ‘퍼머넌트(permanant)’와 위기를 뜻하는 ‘크라이시스(crisis)’의 합성어로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한국의 경제 상황도 예외는 아니다. 금융 시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자금 경색으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물 경제에서는 8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하며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위기를 직시하는 것은 중요하다. 긴장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위기에 매몰돼 있다 보면 정작 기회를 놓쳐버릴 수 있는 우를 범하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냉철하게 바라보면 지금 거론되는 위기는 누구나 다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런 위기는 진짜 위기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대부분이 마무리나 해소 국면 중에 있다.

러·우크라 전쟁은 이번 겨울에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것이다. 겨울을 지나며 막대한 피해를 입은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는 어떤 식으로든 출구 전략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Fed는 이미 긴축 속도 조절을 시사한 상태다. 내년 중에는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백지 시위’를 겪은 중국은 강력한 봉쇄 정책을 완화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중국이 ‘위드 코로나’를 선포하는 순간 전 세계 경제는 회복의 축포를 터트릴 것이다.

월드컵 한국 축구 대표팀은 11%의 가능성을 뚫고 16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혹자는 이를 ‘기적’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경기를 준비했던 감독과 선수는 이것이 기적이 아님을 스스로 알 것이다. 그동안 흘린 피와 땀이 결실을 맺었을 뿐이다. 탈락의 위기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위기에만 주목하고 자포자기했다면 16강 진출은 없었을 것이다.

강희종 경제금융부문 조사팀 콘텐츠매니저 mindle@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