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픈 첫 해부터 흑자…롯데免 베트남 비중 35%까지 늘린다"

김유리 2022. 12. 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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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경 롯데면세점 베트남법인장 인터뷰
다낭공항점 오픈 첫 해부터 이례적 흑자
나트랑·하노이공항점도 높은 매출 신장률
하노이시내점 오픈시 해외 14곳 중 5곳 베트남에
시장 선점과 이에 따른 효과 가시화 강점
젊은 시장이자 관광산업 잠재력 큰 시장
"5000억원 베트남 면세시장서 점유율 60% 넘어설 것"
김기경 롯데면세점 베트남법인장.

[다낭=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국가와 국가 사이의 그곳, 공항 면세점이다. 베트남 다낭국제공항에선 출국 수속 대기 줄에서부터 정면에 있는 롯데면세점이 지속해서 노출된다. 수속 후 한 번씩 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출국장 면세점(974㎡)과 입국장 면세점(117㎡), 총 1091㎡(약 330평) 규모로 롯데면세점이 독점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일 다낭공항점 출국장에서 만난 김기경 롯데면세점 베트남법인장은 "면세점 사업은 인테리어·제품 구매 등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첫해에 흑자를 내기 쉽지 않은 구조지만, 2017년 오픈한 다낭공항점은 이례적으로 오픈 첫해부터 흑자를 기록했다"며 "오픈 직후 연 매출 400억원, 코로나19 직전 530억원으로 신공항을 짓기 전 베트남공항공사 매출(약 100억원)을 크게 상회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이 롯데면세점 해외 사업장 중 '최고 효자'로 평가받는 이유다.

이후 2018년 입·출국장 독점 운영을 시작한 나트랑깜란공항점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2019년 오픈한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점 역시 한국·중국·동남아시아 비즈니스 고객 중심으로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다낭시내점 오픈으로 해외 6개국 13개 매장 가운데 4개 매장을 베트남에서 운영하게 됐다. 내년 하노이시내점까지 오픈하면 해외 14개 매장 중 5개 매장이 베트남점이 된다.

김 법인장은 2018년 베트남 법인에 합류, 다낭공항점 초기 운영부터 내년 오픈하는 하노이시내점 준비까지 전 과정을 함께했다. 김 법인장은 롯데면세점이 베트남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시장 선점과 이에 따른 효과 가시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처음 세팅 때는 라이선스를 얻어야 하는 사업 특성상 어려움이 컸으나 다낭공항점을 시작으로 소싱력과 판매 경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성과를 쌓으며 이후 조금씩 수월해졌다"며 "싱가포르·홍콩 등을 허브로 삼을 수도 있으나, 기존 글로벌 업체들과의 경쟁 등을 고려할 때 면세 사업을 선점해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이 아시아 및 글로벌 통합 물류 공급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김 법인장은 코로나19 전과 후를 모두 베트남에서 경험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로 한국인 관광객의 증가를 꼽았다. 그는 "코로나19 전엔 다낭(한국 40%, 중국 40% 동남아·유럽 등 20%), 나트랑(중국 80~85%, 러시아 5%, 한국 5%), 하노이(한국 30%, 중국 30%, 베트남 등 기타 40%) 등 도시 별로 고객 국적 및 특성이 달랐으나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는 베트남 전역에서 한국인 고객 비중이 80% 수준으로 높다"며 "다낭시내점에 한국인이 즐겨 찾는 토산품 코너를 강화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베트남의 해외 여행객 회복이 올해 30%, 내년 50%에 이어 2024년 100%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중국인 관광객 재유입 등이 본격화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할 것이란 분석이다. 베트남 면세 사업 규모도 코로나19 직전 3000억원을 넘어 5000억원 전후 시장이 될 것으로 봤다. 롯데면세점은 규모가 커진 시장에서 점유율 60%를 넘어서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단체 여행객보다 개별 여행객 비중이 커졌다는 점도 코로나19 이후 눈에 띄는 변화다. 이같은 트렌드는 완전한 일상회복 이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코로나19 전엔 단체 비중이 60% 정도로 더 높았으나 코로나19 이후 개별 비중이 70%까지 올라왔다"며 "쇼핑숍 여러 곳을 둘러봐야 하는 저가 단체 비중이 줄어들면서 면세점 입장에서는 구매력 높은 고객 확보하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이 젊은 시장이자 관광산업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점도 큰 강점 중 하나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베트남 중산층 비중은 2026년 26%로 코로나19 직전 대비 약 2배 상승할 전망이다. 하노이공항점의 베트남 고객 매출 비중 역시 최근 10% 수준까지 올라왔다.

롯데면세점은 베트남에 대한 집중 투자로 동남아 면세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김 법인장은 "베트남 내 호찌민, 푸꾸옥 등으로의 진출도 검토 중"이라며 "베트남을 찾는 한국, 중국 관광객뿐 아니라 인접국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약 6억명의 동남아 고객의 명품 패션, 뷰티 등 면세쇼핑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해외점 중 베트남 비중을 35%까지 확대, 글로벌 면세 사업자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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