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파출소에도 '호국김치'...'태극기 휘날리며' 무대 망정리 주민 '이색 보훈'
6·25 최대 격전지인 낙동강 전선이 있는 경북 칠곡군. 이곳엔 당시 국군의 고지 점령을 돕기 위해 주민들이 지게로 탄약과 주먹밥을 실어나른 마을(망정리)이 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된 동네다.
6·25 당시 고지 점령 전투가 벌어졌던 수암산 328고지가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주민들이 백선엽 장군이 지휘하는 328고지 국군에게 지게를 짊어지고 탄약과 주먹밥을 날라 '호국 마을'로 불린다.
망정리 주민들이 '호국 영웅'을 선정해 김장김치(호국김치)를 선물로 보낸다. 6일 칠곡군에 따르면 망정리 주민 30여명은 김장김치 5㎏짜리 55상자를 준비해 이날 배송했다. 배추와 고추는 이장과 주민이 직접 재배한 것을 사용했다. 호국 김치 55상자는 1명당 1박스씩 택배로 보낸다.
대상자는 6·25 낙동강 방어선 전투 참전용사 조석현, 해병 청룡부대원으로 월남전에서 활약한 김영구, 연평도 포격 당시 즉각 대응 사격을 이끈 권준환, 총상에도 운항 속도를 늦추는 등 기지를 발휘한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등이다. 천안함 생존 장병 등도 망정리가 뽑은 영웅에 선정돼 김치 선물을 받게 됐다.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하며 울부짖던 ‘영웅 경찰관’ 김백겸 경사가 근무하는 이태원 지구대에도 호국 김치가 전해진다.
망정리 호국 김치 보내기는 올해로 3년째다. 2020년에는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후손에게 김치를 보냈고, 지난해에는 천안함 생존 장병 54명과 칠곡군 6·25 참전용사에게 마스크 4000장을 기부한 고 장철희 해군 일병 어머니 원용이(55) 씨에게 김치를 선물했다.
칠곡군 측은 "망정리는 2018년부턴 마을 경비로 매년 국군과 북한군의 넋을 기리는 ‘전몰용사 위령제’를 열만큼 호국·보훈에 진심인 곳이다"고 설명했다.
배석운 망정리 노인회장은 “우리 마을은 호국 용사의 혼이 서려 있는 호국 성지”라면서 “대구지역 군부대 유치를 통해 진정한 호국 마을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 달라”고 말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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