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 감독직 떠난다 "선수들 자랑스럽다…재계약은 안한다" [일문일답]

송지훈, 우수진 2022. 12. 6.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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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월드컵 도전을 위한 지난 4년의 여정을 마무리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함께 동고동락한 선수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벤투 감독은 6일 오전 4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카타르월드컵 16강전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선수들은 그동안 내가 함께 일해왔던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라면서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고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16강에 오르며 카타르월드컵 본선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친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 김현동 기자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에만 4골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후반 백승호(전북)의 추가골이 터지며 1-4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1년 만에 원정 16강을 달성한 한국은 브라질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도전을 마무리했다. 실력 차가 느껴지는 경기였지만, 우리 선수들은 브라질의 화려한 라인업을 상대로 후반에 대등한 흐름을 유지하며 맞서 싸웠다.

벤투 감독은 “브라질은 우리보다 나은 경기를 했다. 강력한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인정해야한다”면서도 “이런 강팀을 맞아 우리는 스스로 자랑스럽도록 준비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우리만의 전략이 있었고, 비록 지긴 했지만 훌륭한 경기력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약 관련해서는 “한국축구대표팀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부터 이미 ‘월드컵 일정을 마치면 조금 쉬고 싶다는 뜻을 대한축구협회에 전달한 바 있다”면서 “오늘 아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같은 생각을 거듭 밝혔다. 선수들과도 이미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재계약 관련 벤투 감독의 재계약 관련 발언에 대해 현장 통역사가 “일단 쉰 후 차차 생각하겠다”는 뉘앙스로 전달하자 추후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 정정했다. 이하 벤투 감독 일문일답.

-이번 월드컵을 정리한다면.
월드컵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요약하긴 어려울 것 같다. 대회 전체 일정이 모두 끝난 것도 아니다. 한국 선수단과 관련해서만 말하면, 공정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브라질은 우리보다 나은 경기를 했다. 축하를 보낸다. 브라질전을 앞두고 우리는 브라질이라는 팀을 맞아 스스로 자랑스럽도록 준비했다. 앞서 H조에서 조별리그를 잘 치렀다. 16강에 올라오는 과정에서 더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선수들에게 자랑스럽다, 잘 했다고 말하고 싶다. 이제는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하는 지 고민하는 게 맞는 것 같다. 대표팀과 관련해서는 일단 (재계약을 하지 않고) 조금 쉬기로 했다. 9월부터 이미 ‘월드컵을 마치면 일단 쉬겠다’고 생각했고 축구협회에도 전달했다.

-후반 들어 경기 흐름이 나아졌는데
설명하기 어렵지만 공격과 수비 모두 우리만의 전략이 있었다. 브라질 선수들에 대해 너무 많이 압박을 가하지 않는 전략을 썼다. 그 뒤에 공격하려 했다. 특히나 미드필드진에서 좀 더 많은 공간을 찾아 공략하자는 생각이었다. 초반에 실점했던 장면들은 그런 우리의 전략을 잃은 순간들이었다. 페널티킥으로 내준 두 번째 실점은 우리가 (첫 실점 이후) 에너지를 잃은 순간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회복할 시간이 부족해 육체적으로 힘들었고, 상대 골키퍼 알리송의 선방으로 득점에 실패한 장면들도 있었다. 4-3-2-1, 4-4-2 등등 여러가지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전반적으로 브라질이 경기를 잘 이끌어갔고, 강력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인정해야할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했는데, 마지막 20분은 한국이 더 잘 뛰었다
동의한다. 경기에 지는 걸 좋아할 사람은 없다. 지난 4년 4개월 동안 이 선수들과 함께 한 덕분에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이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 우리 선수들이 이것보다 더 잘 할 수 있었는지 물어볼 수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내가 같이 일해왔던 선수들 중에서도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경기 결과는 아쉽지만, 우리 선수들이 최고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도하(카타르)=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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