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국민연금 구조 개혁 늦출 수 없다

2022. 12. 6. 04: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이 대부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데 그 나라가 부유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남긴 말이다.

국민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2022년 기준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2년 치 지급액이 사라진 셈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1999년 출범한 이후 2008년과 2018년 두 번의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2022년 연간 수익률이 세 번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보험료율을 높이거나 연금 수급 대상을 소득수준별로 차등화하는 등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국민이 대부분 가난하고 비참하게 사는데 그 나라가 부유하다고 말할 수 없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가 남긴 말이다.

국민이 가난해졌다. 68조원의 노후 자금이 증발했다. 약 900조원의 기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 -7.0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수급자에게 지급하는 금액이 2022년 기준 약 30조원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2년 치 지급액이 사라진 셈이다.

역사상 세 번째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1999년 출범한 이후 2008년과 2018년 두 번의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2022년 연간 수익률이 세 번째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22년 1분기와 2분기 기준 수익률이 각각 -2.66%, -8.00%에서 3분기 -7.06%로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4분기 수익률이 크게 플러스를 기록할지라도 2022년 연간 기준으로 마이너스를 면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에 국민연금 기금의 절대적 비중인 82.8%를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와 해외 주식 수익률이 각각 -25.47%, -9.52%다. 국내 채권 수익률도 -7.53%에 달한다. 해외 채권과 대체 투자는 6.01%, 16.24%로 양호하다. 결과적인 지적일지 모르지만 해외 채권과 대체 투자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왜 하지 않았는지 하는 아쉬움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2022년에는 국내외 주식 비중을 크게 줄이고 원자재나 달러 투자로 전환했었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한국의 국민연금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연기금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발발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됐으며, 강도 높은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되면서 글로벌 투자 환경이 악화한 것은 사실이다. 투자환경이 아무리 악화해도 마이너스 폭을 최소화하거나 플러스로 지키지 못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적으로 마이너스이니 한국도 어쩔 수 없다는 표현은 변명에 불과하다. 개인 투자자들이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주식 비중을 줄이고 예·적금 비중을 늘리지 않았는가.

2022년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일시적인 일일 수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 고갈이라는 구조적 문제까지 한국 경제를 짓누르는 숙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MZ세대들의 경우 국민연금이 월급에서 꼬박꼬박 빠져나가는데 과연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만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급격히 줄고, 65세 이상 고령자는 급증하고 있다. 돈 낼 사람은 줄고, 돈 받을 사람만 많아지는 구조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민연금이 2039년 적자로 돌아서고, 2055년이면 적립금마저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민연금 운용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기금 운용 방식을 개선해 손실을 회피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2023년 경제는 더욱이 그레이트 리세션이 시작되고, 고물가와 저성장이 동시에 찾아오는,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어려운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환경 변화를 반영하는 유연한 기금 운용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민연금 구조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모두가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데, 모두가 뒷짐을 지고 있다. 국민연금 가입자의 보험료율을 높이거나 연금 수급 대상을 소득수준별로 차등화하는 등의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 일인 만큼 정치는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고, 국민은 ‘나의 당장의 이익’보다 ‘국가 전체의 이익’을 우선하는 의지를 모아야 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