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월클' 활약 중인 김진수, 브라질전 맹활약 중요한 이유

김정용 기자 2022. 12. 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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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남자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진수가 너무 지치지 않았다면, 한국의 왼쪽은 브라질의 오른쪽을 상대로 오히려 우위를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6일(한국시간) 한국과 브라질이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갖는다. 브라질은 G조 3차전에서 카메룬에 0-1로 패배하긴 했지만 주전을 대거 뺀 상태였다. 이번 대회 우승후보 1순위다. 한국은 각조 2위로 올라온 팀 중에서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매 경기마다 유지하며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해 왔다.


한국의 선전 비결을 말할 때 핵심이지만 덜 거론되는 선수가 김진수다. 김진수는 꾸준한 오버래핑으로 한국의 왼쪽을 혼자 책임지다시피 하고 있다. 가나전에서 조규성의 골 중 하나를 어시스트했다. 도움을 기록한 풀백은 많지만 2도움은 스페인의 조르디 알바, 프랑스의 테오 에르난데스 단 두 명뿐이다. 그밖에 1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김진수를 비롯해 스페인의 세사르 아스필리쿠에타, 독일의 다비트 라움 등 여러 명이 있었다.


김진수는 팀 내에서 경기당 태클 2.3회로 1위, 가로채기 1.0회로 3위, 오프사이드 유도 0.7회로 1위를 기록했다. 경기당 패스 횟수와 패스 성공률 부문에서는 오른쪽의 김문환, 황인범 위주로 공이 돌기 때문에 그쪽이 확연하게 높다. 하지만 김진수는 주전 선수 중에서는 경기당 크로스 1.7회로 2위를 기록 중이기도 하다.


대회 양상을 감안할 때 김진수는 타국 풀백들에 비해 파격적으로 많은 짐을 진 것에 가깝다. 우승후보 브라질, 아르헨티나, 프랑스 모두 풀백의 공격 가담을 양쪽 모두 자제시키거나 한쪽 측면만 올리는 편이다.


한때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을 미끼로 쓰고 오히려 측면 수비수를 문전까지 침투시키는 운영이 유행한 적도 있지만, 이번 대회는 아니다. 좌우 수비수는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추세다. 그래서 골을 기록한 풀백은 한 명도 없다. 스리백 좌우에 배치되는 윙백 중에는 네덜란드의 데일리 블린트와 덴절 둠프리스, 코스타리카의 케이셔 풀러 3명이 각각 1골씩 넣었다.


비록 수비 측면에서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끝없이 전방과 후방을 이동해야 했던 체력 부담, 대회 시작 전부터 몸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걸 감안하면 오히려 위기를 덜 초래했다고 칭찬 받을 만한 수비력이었다.


반면 김진수와 부딪칠 브라질의 오른쪽 공격은 왼쪽에 비해 많이 약하다. 브라질은 왼쪽 공격을 세계 최고 드리블러 비니시우스가 맡고, 에이스 네이마르 역시 왼쪽으로 빠지는 동선을 즐긴다. 반면 오른쪽은 하피냐 또는 안토니를 배치해 그 선수의 일대일 돌파에 의존하거나 왼쪽에서 넘어 온 크로스를 마무리하도록 하는 편이다.


브라질은 풀백 운용도 소극적인 편이다. 게다가 왼쪽 풀백 알렉스 텔리스는 대회에서 이탈했고, 왼쪽의 알렉스 산드루와 오른쪽의 다닐루는 컨디션 난조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의 모습만 놓고 보면 김진수가 하피냐와의 일대일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충분히 그려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왼쪽 공격은 손흥민, 이강인 등이 번갈아 왼쪽으로 빠지면서 상대를 혼란시키고 좋은 크로스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조별리그에서 보여준 바 있다. 오히려 한국이 왼쪽 위주로 상대를 밀어내면서 전진하는 것도 그려볼 만하다. 황희찬이 온전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왼쪽 윙어 자리에서 브라질을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구도 역시 가능하다.


관건은 김진수의 컨디션이다. 김진수는 테이핑을 잔뜩 한 채 이번 대회를 시작했으며,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5명 중 하나라 체력도 고갈됐을 위험이 크다. 조별리그 3차전 포르투갈전에서도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피냐가 브라질 선수치고 투박한 편이지만 힘과 속도는 탁월한데다 조별리그 3차전에서 휴식을 취했기 때문에, 달리기 경쟁이 자주 벌어지면 김진수에게는 버거울 위험이 있다.


김진수는 일찍이 독일 호펜하임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도전했으나 두 시즌 동안 훌륭하게 주전 경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후보로 밀린 뒤 K리그 전북현대로 이적해야 했다. 하지만 주로 전북에서 뛰면서 충분히 경쟁력을 회복했고, 국가대표 경기마다 유럽파 못지않은 뛰어난 개인 기량과 자신감을 보여줘 왔다. 이번 경기는 김진수의 소속팀이 독일이든 한국이든 기량은 여전하다는 걸 전세계에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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