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한강공원 내 담배 금지”…찬성 72% 속 정치 성향 따라 견해차 [민심레이더]
‘한강공원은 당연히 금연 아니었나’ 생각하시는 분도 많을 텐데요. 원래 국내 도시공원은 금연이 원칙이에요. 예를 들어 남산공원, 월드컵공원 등은 도시공원법에 따라 2011년부터 금연구역으로 지정됐죠. 하지만 한강공원은 도시공원이 아니라 하천법상 ‘녹지’에 해당합니다. 그동안 흡연이 가능했던 이유예요.
서울시는 2015년 ‘하천변 보행자 길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한강공원 금연구역화를 추진하려 했는데요. 흡연자들의 반대로 논의가 미뤄진 후 지금까지 보류된 상태입니다. 서울시는 추후 조례 계정을 통해 한강공원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해요.
한강공원 금연구역 지정과 흡연부스 설치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펼쳐집니다. 금연구역 지정에 찬성하는 입장은 시민들의 쾌적한 공원 이용이 흡연자 권리보다 우선한다는 의견이에요. 그러나 흡연자 반대도 만만치 않은 실정입니다. 한강공원 흡연은 법에 위반되지도 않을뿐더러 ‘흡연자도 엄연히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이다’라는 주장이죠.
재미있는 것은 정치 이슈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치 성향별로 의견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진보’와 ‘중도 진보’는 금연구역 지정 찬성 응답률이 70%대, 반대 응답률은 10%대였어요. 한강공원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는 입장이죠. 하지만 ‘중도보수’는 찬성 응답률이 60%대, ‘보수’는 50%대까지 떨어집니다. 보수일수록 상대적으로 한강공원 흡연에 관대한 셈이에요.
한 30대 진보 성향 남성 응답자는 “담배 연기가 50m까지 밖까지 흩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흡연부스를 필수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아니면 최소 쓰레기통 근처 흡연으로 구역이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30대 진보 성향 여성은 “흡연 후 쓰레기를 치우지 않는다. 공원은 가족 단위로 많이 오는 곳인데 침을 뱉거나 담배를 버리는 등 더럽게 쓰고 가버리니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보수 성향 응답자는 ‘흡연자의 권리도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한 30대 보수 남성 응답자는 “흡연자도 담배에 붙은 높은 세금을 내고 있으니 흡연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면 금연화로 담배를 몰래 피우고 담배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는 것보다는 흡연구역을 지정해서 관리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흡연구역이 너무 부족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한 30대 남성 중도보수 응답자는 “저 넓은 지역에 흡연부스가 고작 37개라는 것은 너무 부족하다. 흡연부스만 제대로 확충해준다면 한강공원 금연에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런데 흡연부스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부작용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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