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은 나이 상관 없어", 최고령 KPGA 프로 선발전 통과자 ‘허송'

최태원 2022. 12. 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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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정신은 나이와 상관없습니다. 힘든 시기, 많은 분이 희망을 얻길 바랍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선발전에서 최고령으로 선발전을 통과한 허송(60) 프로는 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프로에 도전하는 걸 생각할 수 없는 나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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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60세에 KPGA 프로 선발전 통과, 역대 '최고령'
"도전 통해 힘든 시기 사는 사람들에게 희망 주고파"
[이미지출처=허송]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도전 정신은 나이와 상관없습니다. 힘든 시기, 많은 분이 희망을 얻길 바랍니다."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프로 선발전에서 최고령으로 선발전을 통과한 허송(60) 프로는 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프로에 도전하는 걸 생각할 수 없는 나이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다면 뭐든지 이룰 수 있다는 게 증명된 것"이라고 말했다.

KPGA 프로 선발전은 상위 50명만 통과할 수 있다. 허 프로는 9오버파를 기록, 16오버파였던 50위권을 가볍게 넘기고 당당히 프로가 됐다. 만 17세 이상 참가할 수 있는 프로 선발전에는 10대와 20대 프로 지망생이 주로 참가한다. 모두 전문 코치와 함께 전업으로 투어프로를 꿈꾸는 이들이다. 단신(162cm)에 고령인 허 프로가 통과한 것은 기적에 가깝다.

허 프로의 본업은 트로트 가수다. 공연을 통해 수입을 얻던 허 프로는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행사가 줄면서 실업 상태에 빠졌다. 어려움을 겪던 중 고향 지인의 소개로 생활비를 벌자는 마음에 골프 레슨을 위해 고향인 강원도로 향했다. 프로 도전에 나선 것도 생계를 도와주던 지인들에게 당당하기 위해서였다.

허 프로는 "화장실을 다녀오다 우연히 지인분이 친구에게 왜 내가 티칭프로임에도 비싼 레슨비를 받는지 에둘러 설명하는 얘길 들었다"라며 "지인분께 너무 민망하고 죄송했다. 투어프로가 돼 도움을 주시는 분들께 당당해지고 싶었다"라고 프로 도전 동기를 설명했다.

허송씨가 직접 제작한 훈련 도구들.[이미지출처=허송]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았다. 예선은 매번 통과했지만, 본선에서 3번 연속 떨어지며 도전을 포기해야 하는 회의감이 덮치기도 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이 다시 한번 허 프로를 일으켰다. 지인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생계와 훈련비를 지원해주는 등 응원을 멈추지 않은 것이다.

허 프로는 "이름이 허송이라고 허송세월 보내고 싶진 않았다. 매일 아침 6시에 산악자전거를 두시간씩 타고 훈련 도구를 직접 만들어 가며 도움을 준 분들께 부끄럽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선발전엔 운도 따랐다. 선발전 양일에 걸쳐 네클럽 정도의 역풍이 분 것이다. 고령에 단신인 허 프로에게 가장 큰 걱정은 비거리 문제였다. 프로지망생들이 대개 300m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그는 260m에 불과했다.

허 프로는 "날씨가 너무 안 좋았던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비거리가 짧아 매 홀 1타씩은 더 쳐야 했는데 강한 역풍으로 젊은 친구들도 비슷한 상황이 됐다"라며 "라운딩 경험이 많고, 쇼트게임에 자신이 있던 내게 천운이 따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제 허 프로는 1부 투어를 누비는 연예인이 되려는 새로운 꿈을 꾼다. 탤런트 류용진과 홍요섭, 개그맨 최홍림, 가수 이훈성 등이 KPGA 프로 자격을 따냈지만 1부 투어를 누빈 이는 전무하다.

허 프로는 "현실적으로 2부 투어 예선 등을 뛰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며 "시니어 투어에서 60위권 안에 두 번 이상 들면 1부 투어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 최초의 1부 투어를 누비는 연예인 출신 프로가 되겠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허 프로는 자신의 도전하는 모습이 힘든 시기를 지내는 국민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허 프로는 "열심히 하면 무엇이든 꼭 이룰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며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분이 도전 정신을 잃지 않고 희망을 가지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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