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길에서 좌고우면하는 이에게 권하는 책
[박도 기자]
▲ 표지 |
ⓒ 도서출판 새빛 |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
나의 고교시절 은사 김영배 선생님(국어)은 수업시간 틈틈이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고 말씀하셨다. 연극은 여러 차례 공연할 수 있지만 '인생은 단 한 차례만 공연하기에 아무렇게 살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이었다. 그러면서 당신은 북에서 월남, 낮에는 군무원으로 일하면서 야간대학을 나와 고교 교단에 섰단다. 김 선생님은 양주동 박사의 수제자로 모교(동국대)에서 정년퇴임을 하셨다.
김 선생님은 수업시간 교수방법도 아주 야무졌다. 그때 틈틈이 '인생은 연극이 아니다'고 하신 말씀은 당신의 체험을 곁들였기에 큰 감동으로,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이런저런 인과관계로 그동안 흉금 없이 지내던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최근 야인으로 지내면서 <한 번뿐인 네 인생, 네 뜻대로 살아라!>는 신간을 펴냈다. 이 책은 단 하나밖에 없는 인생길을 방황하는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될 귀한 책으로 연말 서점 가에 단연 돋보일 테다.
"어떻게 살 것인가?"
"우리 인생은 한 번뿐이다. 결코 두 번의 기회는 없다. 영웅호걸도 장삼이사(예사사람)도 다 똑같다. 오직 단 한 번의 기회만이 있을 뿐이다. 삶의 형태나 내면의 차이는 있겠지만 한 번의 기회만은 모두 똑같다."
▲ 여러 길 중의 하나인 오솔길 |
ⓒ 박도 |
어떻게 살아야할까?
"자기 뜻대로 살면 된다. 그것이 가장 잘 산 삶이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이라면 네 뜻대로 살아야 후회가 없다."
이 책에는 자기 뜻대로 살았던 동서고금 열두 분 삶의 예화를 들려주고 있다.
그 첫 번째로 인도의 소왕국에서 왕자로 태어난 뒤, 왕위 계승마저도 버리고 구도자의 길을 걸은 석가모니다. 그 두 번째는 조선 순조 조에 태어나 '술 한 잔에 시 한수'로 세속을 초월한 방랑시인 별칭 '삿갓시인' 김병연이다,
그 세 번째는 조선 세종 조에 태어난 김시습으로, 수양대군이 왕위에 오른 뒤 조카 단종을 폐위하자 이후 그는 전국을 두루 방랑하다가 경주 남산에서 은거, 우리 문학사에 최초 한문소설 <금오신화>를 저술했다. 그 네 번째는 시류를 따르지 않다가 세 차례 유배와 여섯 차례나 파직을 당한 교산 허균이다. 그분은 당대의 모순인 적서차별 타파와 사회 변혁을 꾀한 소설 <홍길전>을 남겼다.
그 다섯 번째는 중국 명나라 때 사상가 이탁오의 삶을 소개했다. 그는 죽음을 무릅쓰고 당대 풍미한 유학의 권위적인 전통을 공격하는 <분서>를 펴냈다. 그 여섯 번째로 불온한 식민지 조선 청년 박열을 사랑한 일본의 여인 가네코 후미코다.
▲ 원주 근교의 무위당 장일순 무덤 |
ⓒ 박도 |
저자가 예화로 든 12분의 인물 가운데는 옛 사람뿐 아니라, 현대인도 포함시켰다. 그 아홉 번째는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원주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 무위당 장일순이다. 그는 지구 환경보존과 생태계 회복운동에 앞장선 환경운동가요, 한 살림운동의 대부다.
그 열 번째는 친일연구자 임종국이요, 그 열한 번째는 우유 장사로 돈을 번 뒤, 나라와 겨레를 위해 민족사관고를 세운 파스퇴르 유업의 창업자 최명재다. 그리고 마지막 열두 번째 인물로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및 '농부 작가'로 자유로운 삶을 살다가 간 송성영이다.
▲ 친일연구가 임종국 선생 |
ⓒ 박도 |
네 뜻대로 살아라!
"우리 인생, 길지 않다. 100년 살기도 쉽지 않다. 지금 우리는 종착역을 향해 논스톱으로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 있다. 우리 손에는 편도 티켓 한 장뿐이다. 중간에 내릴 수도 없고, 다른 기차를 갈아탈 수도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여정을 내 뜻대로 최대한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남은 내 인생길에 새로운 각오와 앞으로 살아나갈 방향을 새삼 다짐했다. 아울러 저자의 높은 경륜에서 나온 귀한 저서에 깊이 감사드렸다.
누구나 한 번 뿐인 인생길에 아직 방향을 잡지 못한 이나,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좌고우면, 이 눈치 저 눈치를 보면서 우왕좌왕하는 이나, 지금 걷고 있는 자신의 인생길에 회의를 느끼고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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