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의 새로운 이정표, 'HDL'을 논하다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2022. 12. 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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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쿠바 과학자 3人 인터뷰

'L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나쁘고, 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에 좋다'는 명제는 상식이 됐다. 지난 50년간 세계 각국에서는 심혈관질환을 줄이기 위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물을 중심으로 한 예방과 치료법을 선택해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심혈관질환은 줄지 않고 있고, 세계 1위의 사망원인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에 연구자들은 혈관 건강을 위한 새로운 열쇠들을 찾기 시작했고,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고밀도지단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과학자들이 HDL 연구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HDL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쿠바의 과학자 3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경현 레이델연구원장
"혈관 건강 관리 이젠 HDL의 시대"

HDL은 혈액 안에서 강력한 항산화·항염증·항혈전·항감염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특히, HDL의 상승은 혈관질환의 뿌리가 되는 고혈압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실제로 2020년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HDL 콜레스테롤이 1㎎/㎗ 증가하면 수축기혈압은 0.418㎜Hg 감소, 이완기혈압은 0.065㎜Hg가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30년간 지단백을 연구해왔으며 영남대 의생명공학과 교수를 역임한 레이델연구원 조경현 원장은 “고혈압이 ‘사망 기여도 1위’ 질환이 된 것은 고혈압으로 인해 다양한 혈관 합병증들이 발생하고, 사망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인데, HDL을 높이면 고혈압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HDL이 증가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 산화가 억제되고, 혈압을 높이는 알도스테론 생산은 감소해 고혈압 예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알도스테론 과다는 혈관을 경직시키고, 심장조직 섬유화를 가속하는 심혈관계 이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최근엔 HDL 상승이 뇌 건강, 특히 치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HDL이 치매를 예측하거나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관련 논문들을 쏟아내고 있다. 국내외 연구를 보면 치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아밀로이드의 뇌 축적인데, HDL은 뉴런 세포막의 콜레스테롤 양을 감소시켜 아밀로이드 생산을 막는다. 아밀로이드 베타와 직접 결합해 뇌에 아밀로이드가 응집하는 것도 방지한다.

HDL 수치와 치매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는 국내 연구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조경현 원장이 우리나라 성인 5335명을 대상으로 HDL 수치와 치매 발병률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여성은 50세 이후부터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크게 줄면서 치매 환자가 급증한 사실이 확인된다. 조 원장은 “이는 고령 여성의 치매 발병률 급증이 HDL 수치 급감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혈관과 뇌 건강은 무병장수의 척도이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 HDL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고 치매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조경현 원장은 “백세 장수인을 조사해보면, 이들은 총 콜레스테롤 중 HDL이 차지하는 비율이 32% 이상이었고, 운동선수들은 38%가 넘었다”고 밝혔다. 조 원장은 “고령화 사회에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HDL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에하라 후쿠오카대학교 교수
"콜레스테롤 유출 기능, HDL 품질 향상이 관건"

HDL 수치 향상만큼이나 품질 개선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알코올 의존증이나 신장병 환자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도 항산화 기능이 매우 떨어지고, HDL이 너무 높아도 역설적으로 사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많은 전문가가 HDL의 양이 아니라 HDL의 품질에 더욱 주목하는 이유이다.

후쿠오카대 우에하라 교수는 “품질이 좋고 건강한 HDL은 콜레스테롤을 유출하는 기능(콜레스테롤 유출능)과 유출된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을 활발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HDL의 콜레스테롤 유출능을 높이는 기능성 원료와 재조합 HDL은 동맥경화로 인한 심혈관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법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했다.

HDL 수치를 높이면서 HDL의 항산화 기능도 함께 높이는 다양한 약품 혹은 원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가운데, 단연 주목받는 건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HDL의 양적 증가뿐만 아니라 질 개선에도 관여한다는 논문이 여러 편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었기 때문이다.

인체적용시험 결과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섭취를 통해 증가한 HDL은 항산화 활성이 우수해졌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며, 혈관 경직도 완화, 중성지방 감소, 혈압 감소 등의 효과가 있었다. 우에하라 교수도 최근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HDL 기능 향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는 곧 학회지에 게재될 예정이다.

우에하라 교수는 “스타틴 등의 약물을 통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치료법은 심혈관질환 치료의 표준이 됐지만, 절반이 넘는 환자가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의 연구는 혈관 질환자에게 HDL 관리와 쿠바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고 했다.

사라이 멘도자 쿠바 국립과학천연물질연구소 박사
"건강에 도움 되는 물질 자연에서 찾아야"

쿠바는 100세 이상 인구가 10만명당 35명에 이르는 세계적인 건강 장수국이다. 예방 중심의 정책으로 카리브 해의 의료 천국으로 불리기도 한다. 쿠바의 예방 중심 건강관리 기반에는 쿠바 국립과학천연물질연구소가 있다.

쿠바 국립과학천연물질연구소는 세계적인 천연물 신약의 메카다. 1996년 WIPO(세계 지식 재산권 기구) 발명 금상과 2004년 대만 바이오기술 금상을 한꺼번에 받은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쿠바 국립과학천연물질연구소 최고의 결실 중 하나이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 혈관 건강 및 혈압 조절에 도움을 줘 세계 32국에 약 또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등록돼 있다.

쿠바 국립과학천연물질연구소 사라이 멘도자 박사는 “쿠바 과학자들이 기술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건강에 도움이 되는 물질을 최대한 자연에서 찾아야 한다는 원칙이다”고 말했다. 그는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역시 이러한 철학에서 연구가 시작됐고, 1991년 쿠바의 대표작물인 사탕수수의 왁스에서 지방족 알코올을 추출 정제해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 개발 성공 후 쿠바 정부는 군인, 노인과 심혈관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이를 무상으로 공급했고, 그 결과 전 국민의 평균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과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률이 감소했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세포 내 에너지 조절 센서인 AMPk 효소를 활성화해 HMG-CoA 효소의 활동을 억제하고, 이를 통해 콜레스테롤 합성을 조절한다. HMG-CoA 효소는 콜레스테롤 합성 속도를 조절하는 효소이다. 또한,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은 혈관 내막에 쌓이는 플라크의 안정성을 개선하고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혈전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사라이 멘도자 박사는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가장 큰 장점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HDL 콜레스테롤의 수치와 품질은 모두 높이는데다, 자연에서 추출한 원료이기 때문에 아스피린 등과 함께 복용했을 때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사실들은 SCI급 논문 100여 편을 통해 과학적으로 철저히 검증됐다”라며,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의 기능성과 안전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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