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공격력' 키우려는 日…대만 사태 대비, 오키나와 병력 확충
일본이 대만 유사시를 상정해 오키나와(沖繩)에 자위대 병력 1000명을 추가하고 탄약고 정비에 나서기로 했다.
4일 요미우리신문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미국산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구입을 계기로 탄약고 정비 계획을 수립했다. 현재 일본 전역에 있는 탄약고는 1400여 동. 홋카이도(北海道) 등 북부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대만 유사시를 대비해 난세이제도(南西諸島) 등 오키나와 일대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난세이제도는 오키나와현에 속하지만 대만 동쪽까지 이어지는 작은 섬들로, 일본은 이들 지역을 군사기지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방위성이 신규로 검토하고 있는 탄약고는 전국 130여 동으로 오는 2035년까지 새로 정비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뿐만 아니다. 오키나와에 자위대 병력 1000명 가량을 오는 2027년까지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오키나와 나하시에 육상자위대와 헬기부대 등 약 2000명이 배치돼 있다. 병력을 추가해 여단보다 규모가 큰 ‘오키나와방위집단’으로 격상하겠다는 것인데, 이 역시 대만 유사시를 염두에 둔 움직임이다.
요미우리는 “중국이 패권주의적 행동을 강화하고 대만 정세가 긴박해지는 상황에서 대만과 가까운 난세이 제도 방위를 담당하기 위해 부대를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지지통신은 육상 자위대 증강에 대해 “유사시 섬에서 주민을 대피시키는 국민 보호 차원에서도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해양 군사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가운데 대만 유사시 위험성도 지적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기시다 총리 '올해 안에 방위비 매듭'
실제로 최근 일본은 미국산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를 최대 500발 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거리가 1250㎞에 달하는데, 핀포인트 반격이 가능한 미사일로 해외 국가가 토마호크를 구입하는 것은 일본이 세 번째다. 탄약고 정비 역시 이같은 미사일 확보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일본 언로들은 “장사정 스탠드오프 미사일 보관을 상정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는 병력 증강, 장사정 미사일 개발과 구입 등을 포함한 반격능력을 명시한 안보전략 문서를 올해 안에 개정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역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격능력 확보의 핵심은 방위력 강화로 이를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이 문제를 연내 매듭짓겠다는 것이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지난 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방위력을 중장기적으로 유지해 나가기 위해선 적합한 재원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연내 재원 확보 마련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기시다 총리가 오는 2027년까지 확보하겠다고 밝힌 방위비 규모는 일본 국내총생산(GDP) 대비 2% 규모로, 약 11조엔(약 106조6200억원)에 달한다. 지지통신은 정부 관계자 발언을 빌어 “증세 대상 세목이나 시기 결정은 내년 이후로 미룬다는 견해가 정부 내에서도 강했지만 ‘총리의 강한 의지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반도 유사시 미 요청 있으면 반격 가능"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반격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길도 열어두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하마치 마사카즈(浜地雅一) 일본 공명당 중의원은 지난 2일 미국의 요청이 있을 경우 한반도 유사시 반격이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은 이날 실무자 회의를 마치고 반격능력 보유에 합의했다.
하마치 의원은 반격능력 행사 요건으로 동맹국이 무력공격을 받아 일본이 존립을 위협받는 사태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반도 유사시를 언급했다. 미군 함정이 미사일 공격을 받게 되는 경우 미국의 요청이 있으면 일본의 반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하마치 의원은 “타국의 요청이 없으면 행사할 수 없는 것이 국제 룰”이라며 미국 요청이 있어야 반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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