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월드컵 출전' 한국축구 비결…美매체도 주목한 두 남자
‘밥심’이라는 말이 있다. 밥을 먹고 나면 생기는 힘을 뜻하는 단어로 국어사전에도 등록돼있는 표준어다. 이처럼 한국인들은 밥의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하곤 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든든히 배를 채우지 않으면 제대로 해낼 수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이번 카타르월드컵을 함께하고 있는 축구국가가대표팀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90분 넘게 그라운드를 누비기 위해선 무엇보다 밥심이 중요하다.
미국 ESPN은 극적인 16강 진출 드라마를 쓴 한국축구를 조명하면서 숨은 힘을 조명했다. 바로 밥심을 책임지고 있는 조리팀 이야기다.
ESPN은 4일 “현재 한국 선수단에서 누가 4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았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최고참 김태환도, (주장) 손흥민도 아니다. 바로 김형채 조리장과 신동일 조리사다”면서 “물론 둘의 이름을 모른다고 해서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들은 2010년 남아공 대회부터 계속해 함께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입맛을 만족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 조리사와 김 조리장은 남아공 대회부터 카타르 대회까지 손발을 맞추고 있는 월드컵 단골손님이다. 그간 아프리카와 남미 등 음식 공수가 쉽지 않은 지역을 거치면서도 한 번도 영양과 손맛을 놓친 적이 없다.
ESPN은 “스포츠 과학과 영양학의 시대에서 자체적으로 식사를 준비하는 것은 이제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있다”면서 “이들은 탁월한 요리 솜씨로 선수들의 감각을 자극한다. 또, 김치와 불고기 등 인기 메뉴는 물론 닭갈비와 카레까지 손수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선 조리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웠다. 카타르는 이슬람교 율법을 따르는 나라라 돼지고기 섭취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삼겹살을 포함해 돼지고기로 만든 각종 요리가 금지 메뉴가 되면서 조리팀은 소고기와 닭고기, 오리고기 등으로 선수들의 아쉬움을 대신 채워줬다.
이러한 조리팀의 노고 속에서 한국은 극적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고, 6일 브라질과 16강 맞대결을 벌인다. ESPN은 “하필 한국의 다음 상대가 월드컵 5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브라질이다. 한국이 불리하기는 하지만, 조리팀은 이날 식사가 카타르에서의 마지막 만찬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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