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박진영 "반삭에 실오라기 하나 걸쳤어도 행복했죠"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7일 개봉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훈훈한 유바비도, 달달한 아이돌도 없다. 배우 박진영(29)은 눈빛부터 달라졌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동생의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들어간 형제를 1인2역으로 소화하며 몸 사리지 않는 강렬한 액션을 펼친다. 잔혹한 싸움을 하며 거친 욕설도 거침없이 내뱉는다. 우리가 알던 얼굴은 어디에도 없다. 그야말로 강렬한 변신이다.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박진영은 "연기를 좋아해서 욕심이 났다"고 도전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아니면 못 할 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해보자,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오는 7일 개봉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쌍둥이 동생 월우가 죽은 후, 복수를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간 형 일우가 소년원 패거리와 잔혹한 대결을 펼치는 액션 스릴러. 한겨레문학상 수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김성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진영은 무자비한 폭력에 휘말린 쌍둥이 형제 일우와 월우를 맡아 완벽한 1인2역을 소화한다. 그는 죽은 동생의 복수를 위해 소년원에 들어간 일우의 폭발하는 분노와 아픔을 간직한 채 크리스마스 아침에 시신으로 발견된 동생 월우의 섬세한 감정을 오간다.
파격적인 액션에 대해 그는 "무작정 멋있게 보이긴 싫었다. 실제로 싸운다면 어떨까 상상하며 고민했다"고 말했다. 시사회 직후 인상적이라는 평을 얻은 목욕탕 액션 장면에 관해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배우들과 싸우다 보니 정이 들었다"며 웃었다. 이어 "실제 목욕탕에 가서 촬영했는데, 바닥에 피가 흥건해서 처음에는 '지금 뭐 하는 거지' 싶을 정도로 끔찍하고 미끄러웠다. 넘어지지 않도록 최대한 조심했다. 그러다 상대 배우를 한두 번 세게 때려서 무릎 꿇고 사과하기도 했다"고 떠올렸다.
박진영은 반삭발까지 감행하며 열정을 불태웠다. 그는 "캐릭터에 맞는다면 당연히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를까 말까', '내가 잘라도 될까' 고민하지는 않았다"고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겨울에 반삭발하고 지내려니 추웠을 뿐이다. 두피가 얼었다"며 웃었다. 또 거친 욕설에 대해서는 "평생 할 욕을 다 했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박진영은 KBS2 드라마 '드림하이2'(2012)로 얼굴을 알렸으며, 그해 제이비와 JJ프로젝트를 결성했다. 2014년 아이돌그룹 갓세븐으로 데뷔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했다. 이후 드라마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 '악마판사' 등에 출연하며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영화 '프린세스 아야'에서 목소리 연기에 도전한 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 시리즈 '유미의 세포들', 넷플릭스 영화 '야차'로 인기를 얻었다. 이를 통해 아시아 팬덤을 탄탄하게 쌓아 올렸고, 영화가 개봉 전 일본·태국·대만 및 동남아시아 전역 선판매 쾌거를 거뒀다.
"갓세븐 활동 때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어요. 작은 역할이라도 연기하고 싶었지만, 신인 시절에는 그럴 수 없었죠. 그땐 휴가를 받아서 드라마 촬영했어요. 휴식 시간을 포기한 거죠. 욕심도 났지만, 갓세븐 활동을 열심히 해서 노련해지고 여유가 생기면 뿌리가 될 거라고 봤죠. 당시에는 여유가 없었고,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푸른 바다의 전설'(2015)은 그를 배우로 각인시켰다. 박진영은 "당시에는 '내가 이러려고 연기하나' 싶을 정도로 많이 혼났다. 특히 대본 리딩할 때 긴장해서 지적을 많이 받았다. 계속 '죄송합니다' 열심히 노력할게요'를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박진영은 내년 상반기 입대를 앞두고 있다. 최근 촬영 중인 김태균 감독의 드라마 '마녀'를 마치고 국방의 의무를 다할 예정이다. 그는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 한다"며 "불안하기도 하지만 적응도 잘할 것"이라며 웃어 보였다.
"제대 후에도 활동해야죠. 10년, 20년, 30년 이상 배우로 살고 싶어요. 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목표죠. 대중이 끝없이 궁금해하고 열심히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또 다른 연기를 펼쳤을 때 관심받는다면 그것만으로 성공이 아닐까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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