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 된 ‘흥행 보증수표’②] 극장서 배우 연기력보단 줄거리 보는 세대

류지윤 2022. 12. 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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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외계+인'과 '비상선언'의 흥행 실패는 더 이상 배우들의 이름값에 작품이 기댈 수 없다는 걸 확인 시켜줬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에서 정호연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는 걸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지 않나"라며 "정호연의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며 매니저들 사이에서 '연기력 좋은 배우보다는 마스크가 신선하면 된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좋은 이야기에 임팩트 있는 비주얼, 표정이 좋다면 열연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과거에서는 연기력 논란이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연기력 자체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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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공급 과잉 시대…1.5 배속·요약 정리로 시청 트렌드

올해 '외계+인'과 '비상선언'의 흥행 실패는 더 이상 배우들의 이름값에 작품이 기댈 수 없다는 걸 확인 시켜줬다. 하지만 흥행 실패가 배우들만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다. 팬데믹 이후 진입장벽이 높아진 극장가는 회복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콘텐츠 소비습관들도 바뀌고 있다. 영화 제작진이 OTT로 넘어가면서 영화와 드라마 시리즈 콘텐츠의 완성도 차이도 많이 나지 않는다.


여전히 관람 전 인지도와 선호도를 결정짓는 건 배우, 감독 조합이지만, 매력 요소나 구심점이 없다면 콘텐츠적으로 흥미로운 지점을 만들어내야 하며, 마케팅 적으로 콘텐츠를 더 부각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남았다.


이 같은 현상은 신예 감독이나 배우를 더 과감하게 기용해 창작자들에게 더욱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배우는 '오징어 게임'의 정호연이다. OTT 시리즈지만, 좋은 작품에 캐스팅된다면 신인 배우가 자신의 입지를 탄탄하게 굳힐 수 있는 기회로, 극장가에도 '정호연 성공기'를 적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오징어 게임'에서 정호연의 연기가 나쁘지 않았지만 좋지도 않았다는 걸 우리나라 사람들은 알지 않나"라며 "정호연의 스타로 거듭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며 매니저들 사이에서 '연기력 좋은 배우보다는 마스크가 신선하면 된다'라는 말이 돌기도 했다. 좋은 이야기에 임팩트 있는 비주얼, 표정이 좋다면 열연이 아니더라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과거에서는 연기력 논란이 많이 나왔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거슬리지 않는다면 연기력 자체를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OTT 시리즈를 1.5. 배속으로 보거나 유튜브에서 요약된 영화가 인기 있는 것도 요즘 사람들이 배우들의 연기력을 보는 잣대가 과거보다 높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 중 하나다. 1.5배속으로 보거나 20분 내외로 요약된 영화 리뷰 영상은 배우들의 연기 감상보다는 줄거리 설명과 해석에 특화돼 있다.


영화 리뷰 영상으로 신작 관람을 결정한다는 한 직장인은 "배우의 연기력을 보러 간다기보다는 이야기나 영화적인 체험을 감상하러 간다. 티켓값이 비싸서 예전처럼 동시기에 여러 작품을 보기가 부담스러워졌다. 그래서 영화 리뷰 영상을 꼭 확인하고 간다. 요즘은 스타 티켓 파워보다는 유튜브, 입소문 파워가 더 와닿는다"라고 전했다.


다만 관계자들은 이 같은 관람 트렌드가 스타들의 흥행 파워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바라봤다. 한 영화 홍보 관계자는 "배속 보기 행태로 배우들의 미세한 연기를 놓칠 순 있지만, 반대로 빛나는 연기는 배속 보기 속에서도 걸려져 N 차 보기나 밈으로 바이럴 되기도 한다"라고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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