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마우나 로아 화산 분출… 지구 CO2 대표측정소 운영 중단
지난달 27일 밤(현지 시각) 미국 하와이의 빅아일랜드에 있는 마우나 로아 화산(해발 4170m)이 분화를 시작했다.
1984년 이후 38년 만이다.
마우나 로아 화산은 하와이 제도를 구성하는 5개 화산중 가장 큰 활화산이고, 전 세계 지표면에 있는 가장 큰 활화산으로 알려졌다.
분화를 시작한 마우나 로아의 분화구에서는 3개의 틈이 벌어져 시뻘건 용암과 함께 수증기와 연기 등을 내뿜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용암 분수의 최대 높이가 60m로 추정하고 있다.
화산 분화 자체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도 우려되지만, 마우나 로아 화산 근처에 있는 지구 대기 관측소에도 관심이 쏠린다.
화산 인근에 관측소가 있고, 이번에 화산 분화로 배출된 연기가 데이터 측정에 영향이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958년부터 CO2 농도 측정
이곳은 1958년부터 찰스 킬링(Charles Keeling)의 주도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CO2)를 지속해서 측정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은 여러 대륙에서 떨어져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해 인위적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지구 대기 중 CO2 농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측정 지점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이번 화산 분화가 관측소에 피해를 주고 있다.
관측소 관계자에 따르면 분출된 화산 용암이 분화구에서 북쪽으로 5㎞ 떨어진 관측소(해발 3444m)로 접근하지는 않았지만, 용암이 관측소와 산 아래 사무실을 연결하는 전선을 끊어버렸다는 것이다.
관측소로 접근하는 진입로도 끊긴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달 29일 이후에는 측정이 중단된 상태다.
관측소 측은 측정 장치를 옮기거나 비상 발전기를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1984년 마우나 로아 화산 분화 당시에도 관측소는 36일 동안 관측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관측 중단돼
이번 마우나 로아의 분화는 미세먼지(에어로졸)를 많이 분출하지 않고 있고, CO2 배출량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화산 분화의 영향으로 측정치에 이상이 있을 경우는 데이터에서 제거하게 된다.
관측소 연구소의 콜름 스위니 부국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 해양대기국(NOAA)에서 운영하는 70여 개의 관측소를 포함해 전 세계에 300개 이상의 관측소가 있기 때문에 전 세계 온실가스 측정은 문제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이번 화산 분화로 화산에서 분출되는 이산화황 등 다른 오염물질의 영향을 분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지상 관측소와 미 항공우주국(NASA) 등의 인공위성 측정자료를 비교해 이산화황 배출량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킬링 곡선'을 탄생시킨 곳
북반구 여름철에는 CO2 농도가 낮아졌다가 겨울철에 다시 높아지는 변화를 보이면서도 지속해서 상승하는 그래프다.
여름철에는 식물들이 광합성을 통해 CO2를 흡수하고, 겨울철에는 난방 등으로 화석연료 사용량이 늘기 때문인데, 실제 측정치에 반영될 때까지 몇 달 지연되기도 한다.
NOAA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CO2 월평균 농도는 421ppm으로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산업화 이전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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