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靑 안보실장 구속…막바지 향하는 檢 ‘서해 피격’ 수사
서해 공무원 피격 사망 사건과 관련해 당시 대북 안보라인의 최고 책임자로 꼽히는 서훈(68)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구속됐다. 서 전 실장은 이 씨가 살해된 다음 날 새벽 관계장관회의에서 국방부·국정원에 관련 첩보를 삭제하도록 지시(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하고, 해양경찰청 등이 ‘자진 월북’으로 발표하도록 한 혐의(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를 받는다.
중앙지법, 서훈 구속영장 발부
검찰은 전날 열린 영장 실질 심사에서 총 4시간50분여를 할애해 서 전 실장의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 전 실장의 변호를 맡은 이석수(59) 변호사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문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입장문을 대독하도록 하는 등 서 전 실장 측이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는 점을 들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날 영장 심사는 총 10시간10분여 진행돼 역대 최장기록을 다시 썼다.
“최고 책임자” 檢 소명한 서훈 혐의는
또 해경이 이 씨를 자진월북으로 결론 낸 것에 대해선 서 전 실장에게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9월24일 안보실은 국방부에 합참의 초도판단(자진월북) 내용을 기초로 종합분석 결과를 작성,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하루 앞선 23일엔 해경 관계자에게 문자를 보내 “선박 폐쇄회로(CC)TV 사각에서 신발 발견, 지방에서(가정불화) 혼자 거주 등 2가지 팩트를 반영한 보도문을 배포하거나 기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알려주는 식으로 전달하라”고 하면서 이 씨의 자진월북설에 힘을 보탰다.
검찰 관계자는 “안보실은 피격 공무원의 사망·소각과 관련한 군·해경의 대응 조치와 피격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취지로 발표한 것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서 전 실장은 안보실을 비롯해 국방부·해경 업무수행의 최종 결정권자이자 최종 책임자”라고 말했다.
민주당, “조직적 정치공세·안보몰이”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 역시 현장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작심 비판하며 맞불을 놨다. 문 전 대통령이 전날 “안보 사안을 정쟁으로 삼는 분별없는 처사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부디 도를 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낸 데 대해서다. 이 씨는 “(문 전 대통령이) 국가안보와 군사기밀을 말했지만, 현실은 해상 경계 작전 실패가 아니었나”라며 “첩보 인지 후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조난방송과 송환 요청이 먼저여야 했다. 하지만 이들은 월북의 근거를 만드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고 말했다.
법조계는 서 전 실장의 구속이 검찰 수사의 마무리 단계를 가리키는 시그널로 보고 있다. 공안 수사 경험이 풍부한 한 부장 검사 출신 변호사(50)는 “이번 사건의 경우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경우로 보인다”며 “구속 기한이 도래하는 20일 내에 서 전 실장과 함께 김홍희 전 해경청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을 함께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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