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V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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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참 잘했는데, 스페인을 꺾고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데 비디오보조심판(VAR)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승골을 넣기 직전 공이 골라인을 벗어났다고 선심은 깃발을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에서 라인에 걸쳐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골로 인정됐다.
VAR이 승패를 가르니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대상도 선수나 심판이 아닌 인공지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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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참 잘했는데, 스페인을 꺾고 카타르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데 비디오보조심판(VAR)이 결정적 역할을 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결승골을 넣기 직전 공이 골라인을 벗어났다고 선심은 깃발을 들었지만, 비디오 판독에서 라인에 걸쳐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골로 인정됐다. TV 화면에서도 나간 걸로 보인 상황을 정반대로 판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인공지능의 힘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대회에 반자동 판독시스템을 새로 도입했다. 경기장 지붕 아래 설치된 12개 추적 카메라, 공인구 안에 장착된 관성측정센서(IMU)가 그라운드 상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있다. 카메라는 선수들의 관절 움직임을 초당 50회 빈도로 읽어내고, IMU는 공의 움직임을 초당 500회 빈도로 VAR실에 전송한다. 이런 정보를 분석해 우리 눈이 잘못 본 공의 위치 등을 그때그때 찾아내는데, 평균 1분 이내가 소요된다.
VAR은 축구의 풍경을 사뭇 바꿔놓았다. 2일 오전까지 44경기에서 22차례 판정을 뒤집었다. 아르헨티나와 사우디 경기의 세 골을 비롯해 무효화된 골이 어느 때보다 많다. 공이 그물을 흔들어도 주심이 손을 귀에 갖다 대는지(비디오 판독을 한다는 수신호) 확인하고 나서야 마음껏 환호할 수 있게 됐다. VAR이 승패를 가르니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왈가왈부하는 대상도 선수나 심판이 아닌 인공지능이 됐다. 사우디에 패한 아르헨티나 팬들은 VAR을 맹렬히 욕했고, 스페인에 이긴 일본 팬들은 “VAR사마(‘님’을 뜻하는 존칭)”라고 했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VAR 심판팀까지 세 팀이 경기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FIFA는 2018년 VAR을 도입하며 ‘개입은 최소화, 효과는 극대화’라는 대원칙을 세웠다. 그 역할을 최소화했는데도 인간의 가장 본능적인 스포츠에 이렇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 그라운드 밖의 우리 일상에는 인공지능이 이미 깊숙이 들어왔고, 갈수록 더 그럴 것이다. 인류가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게 될 미래의 예고편을 이번 월드컵에서 보는 듯하다.
태원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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