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강처럼 시장·사회 공헌 주력… 청지기 정신 되새겨요”

유영대 입력 2022. 12. 3.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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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쎄오 열전] <1>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대표 신혜성
‘영 쎄오 열전’은 국민일보가 젊은 크리스천 리더들을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사회 각 분야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기독 청년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젊은 크리스천 리더들이 한국교회를 이끌어 갈 다음세대의 희망입니다.

신혜성 와디즈㈜ 대표가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을 간증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없는 이들이 펀딩으로 기회를 얻고 세상을 바꿔가길 신 대표는 소망한다. 성남=신석현 포토그래퍼

“자부심(自負心). 연간 1조원 거래.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 나는 ○○하는데 최선을 다했는가?”

국내의 대표적인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플랫폼 와디즈㈜ 신혜성(43) 대표의 사무실 칠판에 쓰여 있는 글이다. 크리스천 최고경영자(CEO) 신 대표의 당찬 계획과 비전이 담겨 있다.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플랫폼(중개업자)을 통해 다수의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서비스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창작자 등이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하는데 유용하다.

와디즈의 구조는 간단하다. 아이디어를 가진 메이커(생산자)가 계획을 공유하면 그 뜻에 동참하는 서포터(수요자)가 투자하는 것. 다수의 소액 투자자의 십시일반으로 메이커는 꿈을 실현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와디즈는 현재 회원 500만명, 월 평균 1000만명이 방문하고 월 약 1000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누적 중개 금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 분당 사옥에서 만난 신 대표는 “역경 가운데 모든 것이 감사한 일 뿐이었다. 원칙을 고수하며 최선을 다하는 삶과 나눔 활동에 우선 순위를 둘 수 있었던 것은 청지기 정신 때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청지기 정신은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을 ‘내 것’으로 여기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한 사람으로서도, 기업인으로서도요.”

신혜성 대표가 예비 창업가를 대상으로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와디즈 제공


와디즈는 올해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첫 해 100개도 안되던 펀딩 프로젝트가 이제 한 해 1만개를 훌쩍 넘었다. 와디즈는 펀딩을 통해 얻은 수익의 일부를 미혼부 가정 자립 지원, 강원 산불 피해 복구,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등 사회적으로 가치있는 일에 쓰고 있다.

그의 하루해는 짧다. 회사 운영과 함께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이들을 돕는데 바쁘기 때문이다. 와디즈를 발판삼아 성장하는 스타트업들의 후속 투자규모가 벌써 1조원에 가깝다. 그는 “와디즈가 대한민국에 꼭 필요한 회사가 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 강소 기업들이 많아져서 새로운 성장 동력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우리가 하는 일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라며 “어려울 수밖에 없고 그래서 도전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성수동 공간 와디즈에서 장애인 크리에이터를 위한 전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와디즈 제공


회사 미션은 ‘올바른 생각이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세상을 만든다’이다. 그는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늘 고민한다. 사회에 꼭 필요한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에서다. 상식적 경영이 성경적인 경영이라고 믿고 있다. 사명 와디즈에 ‘와디’(wadi)는 아랍어로, ‘사막의 강’이란 뜻이다.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기회가 제공되지 않는 사막 같은 자본시장에 갈증을 해소해줄 많은 물줄기를 내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창업 이전에 KDB산업은행, 동부증권(현 DB금융투자) 등 금융권에 몸담았다. 금융업이 적성에 맞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성장할 수 있는 기업보다 담보가 확실한 기업에만 대출이나 투자가 이뤄지는 현실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고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와디즈를 창업했다.

그는 직원들이 갖춰야 할 요소로 ‘탁월함’과 ‘진정성’을 꼽았다. 두가지 모두 갖춘 인재를 찾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그 인재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와디즈 성장의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와 직원은 사회공헌 사업에도 열심이다. CEO와 직원이 함께하는 사회공헌 태스크포스(TF) ‘와디즈wa’를 출범했다. 직원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한 펀딩을 통해 모은 기부금으로 미혼부 가정의 자립을 지원한 바 있다. 환경을 사랑하는 그린메이커 제도도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된 일이다.

와디즈 직원과 서포터들이 유기견과 새 주인을 연결하는 ‘반려견 데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모습. 와디즈 제공


또 월드비전을 비롯한 여러 비정부기구(NGO)와 함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펀딩 프로젝트를 통해 지속가능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울러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자금 및 후속 유통을 지원하는 ‘넥스트 브랜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자신만의 꿈을 펼치거나 자아실현을 위한 개인 후원 펀딩도 활성화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는 신실한 크리스천이다. 남서울은혜교회 집사이며 항상 초심을 잃지 않게 해 달라고 끊임없이 기도한다.

“크리스천이라면 구원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 올곧게 살고 있는지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보내고 주중에도 부끄럼 없는 신앙인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신 대표의 담대한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성남=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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