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된 기적… 황희찬 극장골, 한국 16강 진출
1·2차 부상 결장 황희찬 결승골
우루과이도 승리했으나 다득점서 밀려
한국 축구대표팀이 극적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권을 획득했다. 승리가 간절했던 H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며 포르투갈(2승1패·승점 6)에 이어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16강 진출티켓을 획득했다.
같은 시간 우루과이도 가나를 2대 0으로 꺾었으나 한국이 다득점에서 앞서며 조 2위를 차지했다. 우루과이와 가나전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주장 손흥민은 동료들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일 0시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치렀다. 결과는 2대 1 역전승. 16강 진출을 위해 필수조건이었던 승리를 획득하며 조 2위를 차지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이른 시간 득점을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듯 공격적인 승부수를 띄웠다. 앞선 1·2차전과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이지만 선발 요원에 변화를 줬다. 조규성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고 이강인과 손흥민, 이재성이 뒷선에 섰다.
‘큰 정우영’과 황인범은 다시 한번 공격을 뒷받침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진수와 김문환이 양 윙백에 포진했다. 중앙 수비수로는 부상 우려가 있는 김민재 대신 권경원이 김영권과 짝을 구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김승규가 꼈다.
이에 맞서는 포르투갈은 4-1-4-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호날두가 최전방에서 한국의 골문을 겨냥했다. 2선에는 히카르두 오르타, 마테우스 누네스, 바티아스 비티냐, 주앙 마리우가 출격한다. 후벵 네베스가 그 뒤를 받치고 포백라인은 디오구 달로트, 페페, 안토니우 실바, 주앙 칸셀루로 구성됐다. 체력 안배를 꾀하려는 듯 앞서 선발로 나섰던 브루누 페르난데스 등 주요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한국은 지난 1·2차전과 큰 폭의 전술적 변화 없이 나섰다. 측면 미드필더가 중앙으로 공간을 좁히면 좌우 윙백이 높게 라인을 끌어올려 공격 상황을 지원했다. 중원에서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 포르투갈 선수가 공을 잡으면 협력을 통해 패스 길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포르투갈은 경기 초반부터 후방 수비라인을 끌어올리며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포르투갈 쪽에서 선취골이 터졌다. 이번 경기에서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오르타가 전반 4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들어온 달로트의 컷백 패스를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해 득점포를 기록했다.
한국이 전반 16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쳤다. 손흥민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딩슛으로 상대 골망을 노렸다. 상대 골키퍼 코스타가 쳐낸 공을 김진수가 받아내면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노골이 선언됐다.
한국의 동점골이 전반 27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터졌다. 이강인의 크로스를 조규성이 받아냈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호날두 등을 맞고 흘러나온 공을 김영권이 침착하게 밀어 넣었다. 이 득점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그리스전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전반전에서 나온 한국의 골로 기록됐다.
한국이 높은 위치에서 공격적으로 나오는 포르투갈의 뒷공간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손흥민이 전반 29분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김승규의 선방도 주효했다. 비티냐가 역습상황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으나 김승규가 안정적으로 쳐냈다. 뒤이어 나온 호날두의 헤더슛도 빗나갔다. 컷백 패스를 받아낸 오르타의 전반 42분 슈팅도 김승규가 막아냈다.
득점이 절실한 한국은 상대적으로 동기부여가 떨어진 포르투갈을 상대로 전반보다 공격 기조를 강화했다. 양측 윙백인 김진수와 김문환은 전진 속도를 높였다.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되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 최전방에 선 조규성도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수비를 시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황인범도 하프라인을 넘어가 공격 본능을 발휘했다.
손흥민이 후반 10분, 조규성으로부터 간결한 패스를 건네받아 빠르게 슛을 시도했으나 상대 수비수에게 차단됐다. 권경원과 김영권은 달로트의 침투를 앞세운 한 포르투갈의 속공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중원에서 후방을 아우르는 권경원의 침착한 수비가 돋보였다.
한국과 포르투갈은 후반 19분 모두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포르투갈은 공격수 안드레 실바와 하파엘 레앙을 투입했다. 빼앗긴 흐름을 되찾기 위한 시도였다. 한국은 이재성 대신 1·2차전에 결장했던 황희찬을 투입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오른쪽 측면 공격의 물꼬를 트기 위한 복안으로 해석됐다.
황희찬 투입과 함께 이강인과 황인범도 더 전진해 공격에 가담했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던 상황에서 최종 수비라인을 좀 더 끌어올려 상대의 후방 지역 수비 체제를 더욱 강하게 압박하기 위해서였다. 황희찬은 오른쪽 측면 위주로 활동하다 조금씩 중앙으로 이동해 공격 범위를 넓히기 시작했다.
한국이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포르투갈의 간헐적인 역습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한국으로선 무승부는 의미가 없는 상황. 후반 35분 교체카드를 뽑아 들었다. 정우영 대신 손준호를, 이강인 대신 황의조를 투입했다. 왼쪽 황희찬, 중앙 황의조과 조규성, 오른쪽 손흥민까지 가용할 수 있는 공격적인 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포르투갈은 점유율을 점차 높여가며 시간을 보내던 중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맞았다. 손흥민이 후반 45분 후방지역에서 공을 받아내 빠른 속도로 돌파했다. 이후 손흥민 패스를 받아낸 황희찬이 오른발 슈팅으로 결정지었다. 이 득점은 한국의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극장골로 기록됐다.
한국 2 – 포르투갈 1
포르투갈 득점자 : 히카르두 오르타(5)
한국 득점자 : 김영권(27), 황희찬(90+1)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년간 선발 3번… 이강인, 포르투갈전도 교체 요원?
- ‘보는 각도’의 중요성…일본 역전골 두고 곳곳서 실험
- ‘서태지와 아이들’ 이주노, 술집 주인 폭행으로 입건
- 조규성, 모델과 열애설…지민주 “사생활”→“사실 아냐”
- 김어준, 공장장 내려놓나…TBS ‘뉴스공장’ 하차·폐지설
- 10만 중국인 투표권 뺏나… 한동훈 “잘못된 제도 고쳐야”
- “오심 아냐?”… 논란의 日역전골, 비디오 판독이 살렸네
- 이근 “강제추행 2차가해? 배상금 2천만원 평생 안줄것”
- 연인 찌르고 19층서 밀어 살해…30대, 2심도 징역 25년
- 양육비만 한 달 2억6000만원…카다시안, 칸예와 이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