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때마다 판정 번복 발생…불완전한 'VAR' 시끌
주심 골라인 아웃 판정, VAR에서 번복
VAR에 잡히면 대부분 판정 따라
이번 대회 44경기 중 22회 판정 번복
ESPN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 필요"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을 월드컵 2회 연속 16강으로 이끈 비디오판독(VAR) 번복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육안으로는 선을 벗어난 듯 보였지만 비디오 판독(VAR) 결과 골로 인정됐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E조 3차전 일본과 스페인의 경기는 VAR이 승패를 결정했다. 일본이 1-1로 맞선 후반 6분, 2-1을 만드는 득점 상황에서 미토마 가오루가 크로스를 올리기 직전 공은 라인 밖으로 나간 것처럼 보였다. 이에 대해 VAR이 진행됐다. 결국 공이 라인 밖으로 완전히 나가지 않고 살아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일본의 득점이 인정됐다. 일본은 이 득점을 앞세워 2-1로 승리하고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경기 종료 후 사진과 느린 영상에서 맨눈으로 봤을 때는 공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 선심도 공이 나갔다는 깃발을 들었다. 그러나 VAR 분석 결과 공이 라인에 닿아 있었다. 영국 BBC 해설자는 "옆에서 보는 것보다 위에서 보는 게 중요하다"며 "해당 골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 경기 규칙은 지면 또는 공중에서 공 전체가 골라인이나 터치라인을 완전히 넘었을 때를 '아웃 오브 플레이(Out of Play:경기가 일시 정지된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라인을 수직으로 연장했을 때 공의 일부가 닿아 있으면 인플레이로 간주한다.
만일 이 득점이 인정되지 않고 그대로 경기가 1-1 무승부로 끝났다면 16강 진출 티켓은 일본-스페인이 아닌 스페인-독일에 돌아가는 상황이었다. 영국 신문 데일리메일은 "이 판정이 맞는 것인지를 두고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의 각도에서 볼 때 공은 라인을 완전히 넘은 것처럼 보이지만 VAR은 다르게 봤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대회는 2일 오전까지 총 44경기가 펼쳐졌다. 이 가운데 VAR의 판정이 번복된 사례는 22번에 이른다. 2일 경기에서만 세 차례 판정이 뒤집혔다. 독일과 코스타리카전에서는 후반 44분 독일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4-2를 만드는 득점을 올렸다. 이때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결국 VAR을 본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크로아티아와 벨기에 경기에서도 전반 15분 크로아티아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VAR 결과에서 크로아티아 선수의 오프사이드가 잡히면서 페널티킥이 취소됐다.
전날에도 두 건의 VAR 판정 번복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폴란드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보이치에흐 슈쳉스니(폴란드)의 충돌 상황에서 VAR 심판이 주심에게 '페널티 리뷰를 해보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메시의 페널티킥은 슈쳉스니 골키퍼가 직접 막아냈다. 프랑스와 튀니지 경기에서도 프랑스 앙투안 그리에즈만의 후반 추가 시간 동점 골이 VAR 판정으로 무효가 됐다.
한국과 가나 경기에서 나온 VAR 결과는 판정 번복 사례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당시 가나의 첫 골 장면에서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가나 선수의 팔에 공이 맞는 장면이 나왔다. VAR 확인 결과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원심이었던 득점이 그대로 유지됐다.
일단 VAR에서 잡히면 대부분 판정이 따라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VAR이 잡아낸 반칙 등을 판정에 적용하지 않은 사례가 있다. 덴마크와 튀니지 경기 당시 후반 추가 시간에 튀니지 수비수 야신 마르야의 팔에 공이 맞아 VAR실에서 주심에게 사인을 보냈다. 당시 주심은 핸드볼 반칙 이전에 덴마크 선수가 튀니지 선수를 밀었던 것을 우선 적용해 VAR실의 조언을 채택하지 않았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이번 대회에서 FIFA가 VAR의 판정 번복 관련해 팬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며 "명확한 근거 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영국 프리미어리그는 VAR로 판독할 때 관련 자료가 중계방송사에 공유되지만 FIFA는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게리 네빌은 데일리메일과 인터뷰에서 이번 일본과 스페인 경기 VAR 판정에 의문을 나타냈다. 네빌은 "내가 음모론을 믿는 것이 아니다. 이번 대회 VAR 관련 준비가 덜 된 것 같다는 느낌을 개막전부터 받았다"며 "정확한 앵글이 공개되지 않는 점도 불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계화 인턴기자 withk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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