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꼭 이겨야 하는 대표팀, 지금 필요한 것은
[심재철 기자]
▲ 28일 오후(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 대한민국과 가나의 경기. 후반 한국 손흥민이 추가 득점이 터지지 않자 아쉬워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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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률 희박한 경우의 수만 남았다. 우리 한국 팀만 포르투갈을 이긴다고 해서 원하는 성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각 알 자눕 스타디움(알 와크라)에서 시작하는 우루과이와 가나의 게임에서 가나가 적은 점수 차로 패하기를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은 우리와의 게임에서 비기기만 해도 조 1위로 가볍게 16강에 올라가는 입장이지만 핵심 선수 넷이 경고 트러블에 걸려 있다. 이러한 그들의 마음 속 빈틈이라도 파고들어야 하며 게임 흐름 중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크로스에 더 집중해야 한다.
▲ 한국 - 포르투갈 기록 비교표 |
ⓒ 심재철 |
크로스에 의한 골을 노릴 수밖에
지나고 나서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만 벤투호가 조별리그 첫 게임에서 우루과이를 이기지 못한 것이 이렇게 큰 아쉬움으로 남을 줄 몰랐다. 이번 월드컵 참가 팀 중 유일하게 골을 1개도 못 넣고 있는 우루과이에게 득점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루이스 수아레스와 다르윈 누녜스, 페데리코 발베르데의 발끝에 운명을 맡길 수밖에 없다.
축구의 신에게 기도하는 일 말고 우리 선수들은 우리의 할 일을 해내야 한다. 가나와의 조별리그 첫 게임에서 게임 끝무렵 수비 집중력이 흐려지며 2골 차 완승 분위기가 흐트러졌지만 포르투갈은 유럽 축구 강팀 중 하나로 매우 까다롭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리오넬 메시의 라스트 댄스로 똘똘 뭉치고 있는 것처럼 포르투갈 선수들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의 라스트 댄스를 더 높은 곳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아무래도 포르투갈은 16강 토너먼트가 더 신경 쓰이기 때문에 페르난도 산토스 감독은 몇 가지 선택지를 들고 고민할 것이다. 일부 훈련에 불참한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쉬게 할 수도 있고, 그만큼 중요한 핵심 선수들의 경고 트러블을 고려하여 과감한 후보 선수 기용도 예상할 수 있다. 현재 포르투갈은 센터백 후벵 디아스, 수비형 미드필더 후벵 네베스, 플레이 메이커 브루노 페르난데스, 날개 공격수 주앙 펠릭스 네 선수가 경고 트러블에 걸려 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빼고 스타팅 멤버를 구성하는 것은 그들로서도 큰 모험이기 때문에 16강에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브라질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조심스럽게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두 번째 게임까지의 공식 기록지들을 살펴보면 한국 선수들이 포르투갈을 좀처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기본적인 득점, 도움 기록은 물론 유효슛, 패스, 라인 브레이크, 전방 압박 등 게임 결과를 만들어내는 주요 지표에서 포르투갈이 분명히 앞서있기 때문이다. 특히 플레이 메이커로 뛰는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파이널 서드(축구장 공격 방향 1/3 구역)에서 가장 위력적인 몸놀림을 보여주는 베르나르두 실바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2골 2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순위로 봐도 지금 월드컵 톱 레벨의 미드필더다. 유연한 드리블, 스루패스, 측면 크로스, 슛 정확도 등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의 능력자다.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놓고 보면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 그 이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나와의 첫 게임 2골을 기막힌 타이밍과 속도 조절로 어시스트했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후반전 교체로 나간 뒤에는 직접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서 특유의 깡총 스텝으로 우루과이 골키퍼 로체트의 세이브 타이밍을 빼앗아 쉽게 골을 넣었다. 또한, 공 간수 능력과 밸런스 유지 능력이 뛰어나 왼쪽 측면에서 빠른 방향 전환에 이은 기막힌 크로스 궤적으로 아름다운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세트피스에서 그의 오른발 킥 정확도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게임을 통해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지난 두 게임을 통해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9회의 크로스로 팀내 최다 크로스 기록을 찍었고 전력 질주(스프린트)도 111회로 날렵하게 빠른 공격을 주도한다. 상대 수비수들이 만드는 라인을 깨는 라인 브레이크 기록에서도 43회 시도 중 37회를 성공했다.
이에 못지 않을 정도로 우리 축구 팬들에게 낯익은 베르나르두 실바(맨체스터 시티) 또한 공격 지표가 매우 위협적이다. 포르투갈 전체 패스 1232개 중 10% 이상을 베르나르두 실바(129회)가 담당하고 있으며 두 게임 통산 23.79km(첫 게임 88분 뜀, 두 번째 게임 풀 타임)를 뛰어다녔으니 우리 필드 플레이어들이 공을 잡고 돌아서면 그의 얼굴이 코앞에 닥칠 가능성이 높다. 베르나르두 실바의 전방 압박은 상대 수비수들을 충분히 위협할 정도로 108회에 이르러 빌드업 실수를 유도하고 있다. 같은 조건으로 한국 미드필더 황인범이 팀내 최다 62회의 전방 압박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분명하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적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팀 벤치에 앉지도 못하고 관중석 무선 지휘도 불가능하다는 점도 걱정이다. 수비쪽에서 믿을 수 있는 김민재의 종아리 부상 회복 정도가 미지수며, 동료들과의 훈련을 조심스럽게 소화하고 있는 황희찬의 날개 공격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는가, 마스크가 불편할 수밖에 없는 손흥민의 위력적인 슛과 크로스가 얼마나 빛날 수 있는가를 지켜봐야 한다.
그동안 게임 기록 비교표 중 우리가 포르투갈을 앞서 있는 지표가 눈에 띈다. 바로 크로스 기록들이다. 우리 선수들은 두 게임을 통해 무려 65회의 크로스를 시도했고 29.23%의 적중률로 19회를 성공시켰다. 비록 2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조규성의 이마를 반짝반짝 빛나게 한 것도 이강인과 김진수의 정확한 측면 크로스 덕분이었다. 포르투갈의 그 기록과 비교하면 적중률을 제외하고 두 배의 숫자가 찍혔다. 파이널 서드 공격 시도 구역별 기록을 참고할 때 우리는 오른쪽 측면 공격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시도하며 그 쪽을 맡고 있는 오른쪽 풀백 김문환의 전력 질주 횟수가 128회로 나타났다. 힘들겠지만 이렇게 잘 되고 있는 측면 크로스에 의한 공격 방법을 최대한 살려내는 수밖에 없다. 우리 선수들 앞에 90분이라는 마지막 기회가 놓였다.
◇ 카타르 월드컵 H조 현재 순위
1위 포르투갈 6점 2승 5득점 2실점 +3
2위 가나 3점 1승 1패 5득점 5실점 0
3위 한국 1점 1무 1패 2득점 3실점 -1
4위 우루과이 1점 1무 1패 0득점 2실점 -2
◇ 포르투갈 예상 4-1-3-2 포메이션
FW : 주앙 펠릭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AMF : 윌리앙 카르발류, 브루노 페르난데스, 베르나르두 실바
DMF : 후벵 네베스
DF : 하파엘 게레이루, 후벵 디아스, 페페, 주앙 칸셀루
GK : 디오구 코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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