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굴욕, 재앙"...독일 축구계, 조별리그 탈락에 충격

피주영 2022. 12.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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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되자,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는 독일 선수들. AP=연합뉴스

"독일 축구, 마침내 바닥까지 추락했다."

독일 빌트는 2일(한국시간) 자국 축구대표팀의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소식을 전하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독일은 이날 카타르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4-2로 이겼지만, 웃지 못했다. 1승1무1패를 기록한 독일(승점 4·골득실 +1)은 일본(승점 6)과 스페인(승점 4·골득실 +6)에 밀려 3위에 그쳤다. 첫 경기에서 한 수 아래 전력의 일본에 1-2 역전패를 당한 것이 탈락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독일, 스페인, 일본, 코스타리카가 묶인 E조는 이번 대회 '죽음의 조'다. 그래도 독일은 우승 후보로 꼽혔다. 독일 축구 잡지 킥커는 "완벽한 붕괴"라며 월드컵 탈락을 대형 사고에 빗댔다.

이로써 최종전에서 한국에 패해 최하위로 탈락했던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빌트는 "굴욕이다. 이보다 더 최악의 상황은 없다"고 전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 16년간 이어온 요아힘 뢰프 감독 체제를 끝냈다. 지난해부터 한지 플리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새 사령탑의 지도 아래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에 월드컵 우승에 도전했지만, 오히려 처참한 실패를 경험했다.

조별리그 탈락 소식에 슬픔에 잠긴 독일 팬. AP=연합뉴스

킥커는 이번 대회 독일의 부진은 전문 스트라이커를 찾지 못한 탓이라고 분석했다. 킥커는 "킬러 본능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 카이 하베르츠, 토마스 뮐러 등 미드필더, 2선 공격수 등을 최전방에 배치했다. 니클라스 퓔크루크는 전문 공격수이긴 하나, 월드컵 경험이 일천했다.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는 경기 후 독일 ARD를 통해 "재앙이다. 어떻게 추스리고 다시 나아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당혹스러워했다. 뮐러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의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선 5골을 터뜨려 득점왕도 차지했다. 뮐러는 대표팀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그는 "대표팀의 일원이어서 큰 영광이었고, 즐거웠다. 멋진 순간이 많았다. 매 경기 진심을 다해 뛰었다"며 팬들에게 작별인사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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