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타] '가장 불행한 MOM' 멀티골 넣고도 웃지 못한 하베르츠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카이 하베르츠는 멀티골을 넣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음에도 전혀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의 알베이트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 E조 3차전을 가진 독일이 코스타리카에 4-2 승리를 거뒀다.

독일은 3차전을 앞두고 조 최하위였으나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진 않았다.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꺾고, 스페인이 일본을 잡아주면 조 2위에 오를 수 있었다. 스페인이 일본과 비기더라도 코스타리카를 2골 차 이상으로 격파할 경우 골득실에서 일본을 제칠 수 있었다.

어려움을 겪었지만 독일은 결국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을 했다. 주역은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카이 하베르츠였다. 독일은 전반 10분 세르주 그나브리의 골로 앞서 나간 뒤 후반 13분 옐친 테헤다의 동점골, 후반 25분 마누엘 노이어의 자책골로 역전을 허용했다. 조급함에 무너질 수도 있던 시점에 하베르츠의 동점골이 터졌다. 후반 28분 요주아 키미히가 헤딩 패스를 통해 페널티박스 안으로 공을 전달했고, 니클라스 퓔크루크가 상대 수비가 걷어내기 전 한발 앞서 하베르츠에게 전달했다. 곧장 골키퍼와 맞선 하베르츠가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후반 40분에는 역전골까지 넣었다. 경기장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그나브리가 반대편 포스트를 향해 날카롭게 휘어지는 크로스를 올렸다. 하베르츠가 순간적으로 수비 사이로 쇄도해 골대 안으로 차 넣었다. 하베르츠의 연속골로 다시 경기를 뒤집은 독일은 4분 뒤 퓔크루크의 쐐기골로 목표였던 2골 차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끝내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조 1위였던 스페인이 1차전 독일처럼 일본에 1-2 역전패를 당해 미리 계산했던 경우의 수가 무의미해졌다. 

그래서 하베르츠는 경기 종료 후 공식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음에도 웃을 수 없었다. 무표정한 얼굴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선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일본과 스페인을 상대로도 이길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 특히 일본과의 경기 결과가 차이를 만들었다"며 조별리그 탈락에 그친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