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마크롱 “IRA, 프랑스 기업인에 매우 공격적”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의사당에서 의원 등과 진행한 업무 오찬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IRA를 언급하며 미국 산업에 주는 보조금과 세제 혜택이 “프랑스 기업인들에게 초(超) 공격적(super aggressive)”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IRA로 인해 당신들은 어쩌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문제는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IRA는 해외에서 생산한 전기차는 세액 공제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보호주의 산업정책을 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또 “IRA가 논의될 때 누구도 내게 전화하지 않았다. 내 입장을 생각해보라”며 “좋은 친구로서 존중받고 싶었다”는 말도 했다.
이번 국빈 방문은 두 대통령의 “친밀한(warm) 관계를 보여주는 자리”라고 설명한 백악관의 설명이 무색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크롱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놓고 정면으로 부딪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베를린에서 열린 산업계 콘퍼런스에서 “유럽연합(EU)은 미국의 IRA에 대해 강력한 응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IRA는 기후변화에 실질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역사적인 투자”라며 “법 조항에는 국제적으로 에너지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조항도 많으며, 유럽의 에너지 안보와 기업들에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프랑스는 미국의 오랜 우방이고 마크롱 대통령의 방문은 양국 관계를 재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프랑스와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IRA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IRA 외에 중국의 부상에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도 양국은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으면서 중국과 경쟁은 필요하지만, 대립은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들에 중국에 결연하게 맞서야 한다고 요청한 것과 결이 다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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