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겐 10명의 동료가 있었다…끝나지 않은 ‘라스트 댄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파리생제르맹)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된다.
아르헨티나는 1일 카타르 도하의 스타디움974에서 열린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폴란드를 2-0으로 꺾었다. 2승1패(승점6)를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전반 35분 메시가 헤딩을 시도하다 폴란드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32·유벤투스)의 손에 얼굴을 맞았다. 슈쳉스니는 메시에게 다가가 “페널티킥이 아니라는데 100유로(13만 원)를 걸겠다”며 내기를 제안했다. 그러나 주심은 카메라 판독 끝에 퍼넬티킥을 선언했다. 논란이 될 만한 판정이었다.
키커로 나선 메시의 왼발슛을 슈쳉스니가 몸을 날리며 손을 쭉 뻗어 막아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이슬란드전에서도 페널티킥을 실축했던 메시는 아사모아 기안(가나)과 함께 ‘월드컵 페널티킥 최다 실축’ 기록을 세우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번 대회 사우디아라비아와 1차전까지 월드컵에서 3차례 페널티킥을 시도해 2번이나 골을 넣지 못했다.
그러나 메시에겐 아르헨티나 대표팀 후배들이 있었다. 후반 1분 알렉시스 마크알리스테르(브라이턴)가 선제골을 터트렸고, 후반 22분엔 침투 패스를 받은 훌리안 알바레스(맨체스터시티)가 추가골을 뽑아냈다.
메시는 페널티킥 실축을 제외하고도 슈팅을 7개나 때리는 등 경기 내내 공격을 이끌었다. 관중석에는 그의 부인 안토넬라 로쿠소와 아들 시로, 마테오가 지켜보고 있었다. 아르헨티나가 승리하면서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공언했던 메시가 ‘라스트 댄스’ 를 이어가게 됐다. 월드컵 22번째 경기에 나선 메시는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의 21경기 출전 기록을 넘어섰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메시와 마라도나 얼굴이 함께 새겨진 북을 두드리며 36년 만의 우승을 기원했다.
메시는 “내가 페널티킥 실수를 한 뒤 팀이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가 ‘메시 원맨팀’이 아니란 걸 증명한 게 고무적이었다. 아르헨티나가 치른 3경기 중 이날 템포가 가장 빨랐다.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경기를 치를수록 ‘베스트11’ 의 기량이 향상되고 있다.
‘득점기계’로 불리는 폴란드의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르셀로나)는 경기 내내 침묵했다. 슈팅 0개에 그쳤다. 경기 막판 레반도프스키는 메시를 잡아 당기며 막기도 했다. 레반도프스키가 사과의 뜻으로 손을 내밀었지만, 메시는 외면했다. 둘은 경기가 끝난 뒤에야 포옹한 뒤 귓속말을 주고받았다.
‘FC바르셀로나의 전·현직 레전드’ 메시와 레반도프스키는 나란히 16강에 올랐다. 폴란드는 이날 아르헨티나에 지면서 멕시코와 나란히 1승1무1패(승점4)를 기록했지만, 골득실(폴란드 0, 멕시코-1)에 앞서 극적으로 16강에 올랐다. 반면 1994년부터 7차례 연속 16강에 올랐던 멕시코는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고도 16강행이 무산됐다.
아르헨티나는 4일 D조 2위 호주와 16강전을 치른다.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에 1-2 충격패를 당했던 메시는 “호주와의 경기도 어려울 것이다. 누구든 이길 수 있다 .항상 그렇듯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가 호주를 꺾는다면 네덜란드-미국 승자와 8강전에서 만난다.
한편 메시를 위협했던 멕시코 복서 카넬로 알바레스(32)가 사과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지난달 27일 멕시코전 후 메시가 라커룸에서 멕시코 유니폼으로 바닥을 청소했다고 오해한 알바레스는 “내 눈에 띄지 않길 신에게 기도해야 할 것”이라며 협박했다. 하지만 축구 선수들이 땀에 젖은 유니폼 상의를 바닥에 벗어 놓는 건 흔한 행동이며, 메시가 축구화를 벗다가 우연히 발로 유니폼을 건드렸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알바레스는 이틀 만에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사과했다.
도하(카타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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