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최대폭 하락…신규·갱신 ‘이중가격’ 갭 줄었다
집값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서울·수도권·전국 아파트값이 주간 기준으로 또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부가 규제지역 해제와 대출 규제 완화책을 잇달아 내놨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달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56% 하락했다. 2012년 5월 통계 집계 이후 최대 낙폭으로, 4주 연속 역대 최대 하락 기록을 이어갔다. 도봉구(-0.99%) 아파트값이 서울에서 가장 낙폭이 컸고 노원구(-0.95%), 강북구(-0.87%), 은평·성북구(-0.7%) 등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8월 11억원에 거래됐던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2단지푸르지오’ 전용면적 84㎡가 지난달 7억6300만원(10층)에 팔렸다. 강남 3구인 서초구(-0.22%)와 강남구(-0.34%), 송파구(-0.48%)는 서울 평균보다 하락 폭이 덜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매수·매도자 간 가격 인식 차이로 급매물만 간헐적으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은 0.69% 내렸다. 경기도(-0.71%)와 인천(-0.94%)에선 주간 낙폭이 1%를 넘는 곳이 속출했다. 광명시(-1.46%)를 비롯해 고양 덕양구(-1.42%), 의왕시(-1.19%), 인천 연수구·부천시(-1.11%)가 급락했다. 개별 단지 중에선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SK뷰’ 전용 84㎡가 지난달 5억6500만원(6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최고가(11억원)의 반 토막 수준이다.
전세 시장도 침체 국면이 이어졌다. 전국(-0.69%)·수도권(-0.95%)·서울(-0.89%) 전셋값 모두 역대 최대로 내렸다. 대출이자 부담 탓에 전세 수요가 월세로 바뀌는 데다, 기존 매매 물건까지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물량이 쌓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세 신규계약과 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시세에 맞춰 계약하는 신규계약의 경우 임대료 증액에 제한이 있는 갱신계약보다 통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전세 시장 하락세가 본격화되면서 이 차이가 줄어든 것이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 6월~올해 11월 신규 및 갱신 전세계약이 1건 이상 체결된 4200개 주택형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평균 전세거래가는 갱신계약 5억3867만원, 신규계약은 6억4983만원으로 집계됐다. 신규와 갱신계약 가격 차가 평균 1억1116만원으로, 지난해 하반기(1억6789만원)보다 5673만원 줄었다.
권주안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은 올해 말보다 3~4% 더 하락할 것”이라며 “2024년 전후 저점을 확인한 뒤 횡보하는 ‘L’자형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황의영·김원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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