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니우치 챔버 콘서트, 남성 단원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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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프리훗코 안젤라(51)가 활을 켜자 그녀의 하얀 색 옷소매가 시선을 끌었다.
안젤라는 1일 자신을 포함한 16명의 체르니우치 필하모니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서울 영등포구 영산아트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향한 콘서트'를 가졌다.
르비우국립음대와 키이우음대 출신인 안젤라는 우크라이나 국제콩쿨 등 CIS 지역 국제콩쿨에서 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고 2010년부터 체르니우치 필하모니에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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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집대상 남성, 국경 못 넘어… 여성 단원만 공연
기도로 시작… 우크라 국가 연주 땐 평화 기원
바이올리니스트 프리훗코 안젤라(51)가 활을 켜자 그녀의 하얀 색 옷소매가 시선을 끌었다. 소매에 새겨진 우크라이나의 화려한 전통 문양인 비쉬반타는 활과 함께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안젤라는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인 체르니우치에서 왔다. 이 도시는 흑토와 떡갈나무로 지은 목재 성벽 덕에 ‘검은 도시’라는 뜻인 체르니우치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안젤라는 솔리스트로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 대표 작곡가인 미로슬라브 스코리크의 ‘카르파티아 랩소디(carpathian rhapsody)’를 연주했다. 카르파티아는 슬로바키아에서 폴란드 루마니아 우크라이나 등으로 뻗어있는 산맥이다.
안젤라는 1일 자신을 포함한 16명의 체르니우치 필하모니 챔버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서울 영등포구 영산아트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를 향한 콘서트’를 가졌다.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박진 외교부 장관 등도 참석했다.
체르니우치 챔버는 1952년 창단된 주립교향악단인 체르니우치 아카데미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수석주자와 우수 단원으로 구성된 실내악단이며 서유럽에서 왕성한 연주 활동을 해 왔다. 이들은 한국국제예술교류협의회 주최로 지난달 20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리는 공연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당초 42명의 단원이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한국에 온 사람은 16명 뿐이었다. 그리고 모두 여성이었다.
공연 후 만난 안젤라는 “남성 단원은 징집 대상이라 국경을 넘을 수 없었다. 여기 온 단원들 중 엔 남편과 아이가 군에서 전쟁에 나서기도 했다”고 말했다.
르비우국립음대와 키이우음대 출신인 안젤라는 우크라이나 국제콩쿨 등 CIS 지역 국제콩쿨에서 우승한 경력을 갖고 있고 2010년부터 체르니우치 필하모니에서 수석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전쟁 상황에도 이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하나다.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는 동시에 평화로운 전쟁 종식을 위해 한국과 전 세계가 함께 해 주기를 호소하기 위해서다.
안젤라는 “음악가들의 무기는 악기”라고 했다.
공연은 체르니우치 챔버와 한국의 여성 음악가들이 협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소프라노 신선미, 메조 소프라노 윤소은과 첼리스트 전소영, 피아니스트 이나래가 무대에서 함께 연주했다.
한국 교회도 공연에 함께 했다. 파빌리온자산운용 회장인 온누리교회 윤영각 장로가 공연을 후원했고, 온누리교회 강남D공동체 이길탁 목사는 공연 전 무대에 올라 우크라이나를 위해 기도했다.
이날 공연은 우크라이나의 국가 연주로 마무리됐다.
한국의 음악가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펼쳐든 가운데 체르니우치 챔버 단원들이 국가를 연주했고 객석의 사람들은 기립한 가운데 이를 들었다. 포노마렌코 대사 부부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가슴에 손을 얹었다.
공연을 마친 후 참석자들도 마음을 전했다.
포노마렌코 대사는 “깊은 울림을 준 공연이었다. 감동과 함께 한국 사회가 우리와 함께 한다는 점에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윤 장로도 “음악회에 참석한 이들의 관심과 기도로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하루 빨리 종식되고 평화로운 일상이 회복되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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