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_돈쓸신잡 #74

박지우 2022. 12. 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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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정의가 나온다.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음" 핵심 키워드는 3개다. 1) 자본 2) 시간 3) 정성. 주식 투자로 예를 들어보자. 주식을 사려면 현금이라는 '자본'이 있어야 한다. 물론, 아무 주식이나 무턱대고 살 수 없기 때문에 투자 공부라는 '정성'도 필요하다. 자본과 정성을 투입해 투자를 했다면 그다음엔 '시간'을 쏟아야 한다. 투자의 3요소 중 사실상 가장 중요하지만, 가장 과소 평가받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성적이 하위권인 학생이 한두 달 반짝 공부한다고 상위권 성적을 받기는 어렵다. 웨이트 운동을 처음 접한 사람 역시 아무리 열심히 덤벨을 들어도 한두 달 내에 조각 같은 몸을 만들긴 어렵다. 기본부터 차근차근 다지며 쌓아나가야 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투자 역시 마찬가지인데, 유독 이 분야에선 '시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사람이 많다. 눈앞에서 내 돈이 실시간으로 늘었다 줄었다 하니 조급함이 생기게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안 좋은 결정을 내릴 위험이 높다. 주식 투자에선 안 좋은 결정을 2~3번만 해도 원금은 신기루처럼 증발한다.

「 투자의 3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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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채권, 금, 부동산, 예금이라는 자산 가운데 장기적인 수익률을 보면 주식은 압도적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떤가. 주식 투자를 통해 자산을 증식했다는 사람보다는 오히려 그 반대의 케이스만 수두룩하다. '자본'과 '약간의 정성'만 투입한 후 빠르게 결실을 맛보려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즉, 투자의 3요소 중 하나인 시간이 빠트린 것이다.

워런 버핏은 투자에서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12살에 처음으로 주식 투자를 시작한 버핏은 아직까지도 현역 투자자다. 90세가 넘었으니 투자 경력만 무려 80년이다. 버핏은 젊은 나이에도 경이로운 투자 수익률을 거뒀지만, 그의 자산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시점은 65세 이후부터다. 버핏 자산 중 90%는 65세 이후에 일군 것이다. 버핏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받는 투자자인 이유는 주식 투자에서 시간의 중요성을 증명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 복리의 마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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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10% 수익이 나는 상품에 100만 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럼 1년 뒤엔 110만 원으로 자산이 늘어난다. 1년이 또 지나면 110만 원은 121만 원으로 늘어난다. 다시 1년이 지나면 121만 원은 133만1000원이 된다. 이렇게 매년 투자 원금과 수익이 합쳐져 재투자가 이뤄지는 것을 복리라고 부른다. 버핏은 "복리를 믿어라"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복리의 마법' 덕을 본 대표적인 케이스다. 단, 이 마법은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버핏 역시 투자를 시작한 지 50년이 넘어서야 본격적으로 복리의 마법을 누릴 수 있었다.

물론, 보통 사람이 버핏의 투자를 그대로 따라 하는 건 무리가 있고, 가능하지도 않다. 다만 적어도 그가 직접 증명한 것처럼 투자에서 시간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무기인지 이해할 필요는 있다.

「 가장 확실한 투자 」
당연히 반론도 있다. 자본, 정성, 시간을 투입해서 오랫동안 A라는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이 성장하기는커녕 오히려 내리막길을 걸을 수도 있다. 심지어 경쟁 기업에 밀려 영영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현재 미국에서 몸값이 가장 높은 기업은 애플이다. 하지만 10년 전, 20년 전, 30년 전엔 어땠을까? 불과 2010년만 해도 미국 몸값 1위 기업은 석유회사 엑손모빌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엑손모빌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경쟁하며 승리하거나 패배한다. 패배한 기업들은 영영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장기 투자는 말처럼 결코 쉽지가 않다.

하지만 불확실한 주식 시장에서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다. 개별 기업의 미래는 100% 확신할 순 없지만, 시장의 크기 자체는 시간이 지날수록 반드시 커진다는 점이다. S&P 500 인덱스는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500개를 한데 묶은 지표다. S&P 500의 수익률은 연평균 10%다. 당연히 매년 10%씩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건 아니다. 올해처럼 증시 상황이 좋지 않은 해에는 10% 이상 하락했다.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S&P 500 지수가 급격히 추락한 해도 있었고 반대로 무섭게 상승한 해도 있었다. 하지만 평균을 내면 결국 매년 10%씩 성장해왔다. 즉, S&P 500에 단기적으로 투자하면 손실을 입을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돈을 잃기가 어려운 구조다. 자본주의는 부침을 겪으면서도 결국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버핏 역시 개인 투자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는 상품이 바로 S&P 500에 투자하는 ETF 상품이다.

결국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오래 투자한 사람이 승리한다. 오래 투자하기 위해선 버핏처럼 장수를 하거나 혹은 조금이라도 젊을 때 자본주의 시스템 위에 올라타야 한다. 복리의 마법은 그런 사람들에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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