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언급 없는 투자설명서 사라진다

2022. 12. 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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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loitte 금융 인사이트] 틈새시장 넘어선 지속 가능성 투자

지속 가능 경영 패러다임의 핵심 성과 지표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가 투자 철학의 주류가 됐는지, 그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펀드 투자설명서는 점점 더 찾기 어려워진다. 또한 전 세계 규제당국이 ESG 투자 기준을 채택하는 추세기도 하다. 이제는 ESG 투자가 틈새시장인지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점차 확대되는 ESG 투자 기조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ESG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는 자산운용 규모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런 투자 수요는 자산운용사가 의사 결정에 있어 지속 가능성 측면을 고려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성장률로 볼 때 ESG지정자산(ESG-mandated Assets·ESG 이슈를 투자 선정에 고려하거나 상장 기업의 ESG 이슈에 대해 주주 결의가 제출되는 전문관리자산으로 정의)은 2024년까지 전 세계 전문관리자산(Professionally Managed Assets)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 새롭게 시행된 규정은 전 세계 ESG지정자산 성장세에 속도를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 2021년 3월 EU는 금융기관이 투자 금융상품을 공시할 때 지속 가능성과 관련한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Sustainability Finance Disclosure Regulation·SFDR)’를 시행했다. SFDR 시행으로 유럽연합 펀드 시장은 ‘투자 의사 결정 과정에서 ESG 특성을 반영하는 수준’에 따라 3개 펀드(제6조, 8조, 9조)로 나뉘었다. 2021년 1분기 말 기준, 유럽연합에서 ESG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제의 8조와 9조 펀드 자산은 EU 전체 펀드 운용자산 규모의 40%를 차지하는 총 13조달러에 이르게 됐다.

▶ESG 고려하는 글로벌 자산 증가세

▷EU에서 공시의무 부여하며 가속화

ESG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전 세계 자산운용사들은 기존 펀드를 리브랜딩하고 지속 가능성을 목표로 하는 신규 펀드를 출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2021년 ESG 특성이나 제8조 또는 제9조의 원칙과 유사한 목적으로 운용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뮤추얼펀드는 전년 대비 35% 이상 성장했다. 48개 관할권(미국 제외)에 1600개 이상 신규 펀드가 나와 전체 신규 펀드의 약 12%를 차지했다. 미국에서는 2021년 ESG 특성이나 목표를 가진 149개의 뮤추얼펀드·ETF가 선보였는데 이는 전체 펀드 출시의 약 22%를 차지한다.

ESG 관련 금융상품 종류도 다양화됐다. 자산운용사들은 투자 방식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고 개별 ESG 요소에 대한 투자 영향을 정량화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 금융상품은 ESG 각각의 요소별로 중점을 두고 투자함으로써, 개별 요소에 대한 관심사가 서로 다른 투자자들을 만족시킨다. ESG 펀드 종류가 다양해짐에 따라 지속 가능성 목표가 다른 투자상품별로 자금 유입 또한 차이가 있다.

최소 1개 이상 ESG 관련 펀드를 보유 중이라고 보고한 기관 투자자 수는 2016년 이후 거의 300% 증가했다. 2021년 3분기까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주식보유현황보고서(13F)의 24%를 차지한다. 모든 ESG 관련 펀드 중 일반 ESG 펀드는 2016년 38%에서 2021년 3분기 기준 53%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자원 중심 펀드는 ESG 펀드 비중을 32%에서 6%로 감소했다. 이는 일반적인 ESG 펀드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2021년 3분기 말 ‘13F 보고서’에서 확인된 207개의 ESG 연계 펀드 중 일반 ESG 펀드가 66%를 차지해 이를 방증한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켄드리엄(Candri am)과 티로프라이스(T.Rowe Price)는 투자 프로세스에 ESG 관점(Lens)을 적용하고 기업 재무·비재무(ESG) 정보를 분석한 결과를 반영해 투자 의사 결정을 한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ESG 적용은 더 이상 다른 금융상품과의 차별화 요소가 아니다. 또한 전 세계의 규제기관은 EU와 같이 투자자가 ESG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펀드의 분류를 요구할 수도 있다. 지속 가능성 펀드는 점점 더 크게 증가할 것이다. 이에 따라 특정 금융상품이 투자자 눈에 잘 띄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최고 1개 이상 ESG 펀드 보유한

▷기관 투자자 2016년 이후 300% 증가

이런 상황에서 기업이 지속 가능성을 주요 가치로 두는 것은 규제기관 목표에 부합한다. 또한 투자자와의 신뢰를 쌓는 동시에 직원을 만족시켜 궁극적으로 회사가 ESG 자산의 더 많은 부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속 가능성 목표를 위한 회사의 프로세스 개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직원 신뢰도를 높인다. 이는 자발적 이직률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회사에 대한 신뢰를 강화해 ESG 투자 환경에서 차별화가 가능해진다. 투자운용사는 ESG 투자 관련 공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회사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관련 규정 준수 정책을 구현함으로써 규제기관과 투자자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딜로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자관리산업 응답자의 15%만이 회사가 다양성과 포용성을 재무제표에 정량화했다고 밝혔다.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 가입을 통해 책임 투자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담보하는 것이 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고객은 지속 가능성 위험·요인에 관한 높은 투명성을 요구한다. 기업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지속 가능성 이니셔티브를 채택하고 고객 참여를 개선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금융기관 성과를 측정할 때 재무지표 외 사회적 영향을 포함한다. 이런 평가를 위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자산운용사는 독립적인 제3자에 의한 검증 또는 보증을 통해 이점을 얻을 수도 있다.

ESG 투자 성과 보증 채택, 공개 요구사항 증가 등의 요인으로 향후 12개월 동안 ESG 지정관리자산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높아지는 고객 기대치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내부 인재를 확보하고, 투명성을 높이며, 지속 가능성 목표를 위한 과정과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6호 (2022.11.30~2022.12.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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