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성경 구절 적힌 종이 든 중국 기독교인

양민경 2022. 12. 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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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연일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가정교회 성도와 지도자들이 국가와 국민, 중국의 복음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33년 만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전국 시위로 시국이 불안정한 가운데 중국 국가와 국민, 중국 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절실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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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두의 가정교회인 추위성웨교회 성도들이 최근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신다’ ‘진리로 자유를 얻는다’ 등이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거리에 서 있는 모습. 트위터 캡처

중국 당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연일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가정교회 성도와 지도자들이 국가와 국민, 중국의 복음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는 30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벌어진 이례적 시위 가운데 중국 기독교인이 자신의 역할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혁주의 성향 가정교회(미등록 지하교회) 성도와 40, 50대 목회자 7인은 CT와의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의 정치 참여 방식에 각기 다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1989년 천안문 사태 이후 33년 만에 일어난 최대 규모의 전국 시위로 시국이 불안정한 가운데 중국 국가와 국민, 중국 복음화를 위한 기도가 절실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다.

중국 가정교회는 당에 협조적인 삼자교회와 달리 오랫동안 정부의 박해를 받아온 역사가 있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정치는 멀리하고 복음 전파에 힘쓰는 경향을 보였지만, 이번 사안만큼은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 변화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중국 기독교 크리에이터 루(가명)씨는 “코로나19 규제와 자유 부재,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 등은 중국인의 삶과 관련된 문제로 교회 설교와 기도에서 무시될 사안이 아니다”며 “이웃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고통 속에 있다면 기독교인은 이들을 위해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제도는 청년실업, 봉쇄 등으로 좌절에 빠진 중국인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오직 복음만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다는 걸 많은 이들이 깨닫길 바란다”고 했다.

시위에 나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선 성도들도 있다. 청두의 한 가정교회 성도들은 지난달 말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2)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라”(미 6:8)가 적힌 종이 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한 여성은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의 표지판 아래에서 성경 구절을 낭독했다. 우루무치중루는 신장 우루무치 화재 참사로 촉발된 ‘백지 시위’가 일어났던 장소다. CT는 이 도로 표지판이 추후 철거됐다고 전했다.

가정교회 지도자들은 정치 참여에 보수적 입장이지만 시위 참여 성도를 보호하기 위해 앞장섰다. 청두의 한 가정교회 장로 푸제씨는 지난 26일 청두 시위에 참여한 청년을 위해 기도하자고 교인들에게 요청했다. 또 청년의 체포에 대비해 그의 가족을 도울 수 있도록 준비를 당부했다. 그는 “기독교인은 감정과 분노만 터뜨리지 말고 복음을 기반으로 평화의 대사가 되도록 힘써야 한다”고 했다.

청두 가정교회 지도자 왕목시씨 역시 기독교인이 정치에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시국에 휘말려 교회가 당국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치 구호보다 대위임명령(Great Commission)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어수선한 정국 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뜻을 확신했다. 왕씨는 “혼란 속에서도 만물을 다스리는 하나님이 (우리를) 돌볼 것을 믿는다. 중국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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