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휴일] 글자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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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숨쉬는 글자를 알려줘! 이제 막 한글에 흥미가 생긴 아들이 묻는다.
모든 글자는 숨을 쉬고 있단다.
ㄱㄴㄷㄹ도 ㅏㅑㅓㅕ도 다른 글자들을 만나기 위해 항상 숨을 쉬고 모든 글자들은 절대 죽지 않아.
심장박동을 크게 만드는 멋진 말들은 시가 되지! 아빠가 시인인 건 아는데 시가 뭐야? 시는 우리를 꿈꾸게 하는 글자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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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숨쉬는 글자를 알려줘! 이제 막 한글에 흥미가 생긴 아들이 묻는다. 모든 글자는 숨을 쉬고 있단다. ㄱㄴㄷㄹ도 ㅏㅑㅓㅕ도 다른 글자들을 만나기 위해 항상 숨을 쉬고 모든 글자들은 절대 죽지 않아. 영원히? 글자의 힘에 의지하는 것들만 그 글자 속에 숨어서 영원히 살 수 있어. 글자는 말이 되기도 하고 숨이 되기도 하고 말은 글자가 되기도 하고 노래가 되기도 한단다. 심장박동을 크게 만드는 멋진 말들은 시가 되지! 아빠가 시인인 건 아는데 시가 뭐야? 시는 우리를 꿈꾸게 하는 글자들이야. 시 속의 글자들은 우리를 새로운 곳으로 글자 수보다 훨씬 긴 여행을 하게 해주지. 많은 사람들 많은 사물들을 만날 수 있고 많은 놀이를 할 수 있단다. 엄청 멋진 거지! 달팽이 속에도 글자가 숨어 있고 매미 날개에도 글자가 숨어 있고 기차 소리에도 글자가 숨어 있고 미끄럼틀 속에도 글자가 숨어 있단다. 시인은 그걸 찾아내는 거야. 그걸 어떻게 알고 찾아? 그것들을 좋아하고 마음으로 상상하면 진짜로 들린단다. 만화의 주인공은 누구나 하나만 떠올리지만 시는 읽는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떠올리지. 그리고 그 모습이 꿈틀꿈틀 움직이지. 글자들이 숨을 쉬기 때문이야. 진짜야? 글자들은 정말 멋진 뱀과 지렁이들이구나!
-정재학 시집 ‘아빠가 시인인 건 아는데 시가 뭐야?’ 중
시인인 아빠와 이제 막 한글에 흥미가 생긴 아들의 문답이다. 시가 뭐냐고 누가 묻는다면 이 시를 읽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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