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가총동원 ‘1940년 체제’ 경제 부흥 공신이자 몰락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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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후 경제사를 쉽고 흥미롭게 서술한 책이다.
1940년 체제는 전후 경제 부흥과 고도성장의 공신이지만, 1990년대 이후 장기침체의 원인이자 일본 경제의 멍에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노구치 교수는 관료가 주도하는 '국가에 의한 산업 통제'로 요약할 수 있는 '1940년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일본 경제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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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치 유키오 지음, 노만수 옮김
글항아리, 372쪽, 1만9000원
일본 전후 경제사를 쉽고 흥미롭게 서술한 책이다. 저자 노구치 유키오(72)는 일본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로 국내에서도 출간된 ‘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 경제에 대한 비판론자로 유명하다.
1940년생인 노구치 교수는 경제사와 개인사, 두 가지 축으로 1945년 이후 현재까지 70년간의 일본 경제와 사회의 변화를 그려낸다. 그는 이 책에서 새로운 관점으로 일본의 전후 경제사를 꿰어낸다. 전시에 총력전을 위한 국가 총동원 체제로 만들어진 ‘1940년 체제’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1940년 체제는 전후 경제 부흥과 고도성장의 공신이지만, 1990년대 이후 장기침체의 원인이자 일본 경제의 멍에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이런 관점은 전후의 민주주의 개혁이 경제 부흥을 가져왔고, 전후에 탄생한 새로운 기업이 고도성장을 실현했다는 기존의 역사관과 충돌한다. 또 1945년 8월을 기점으로 일본의 정치·경제·사회체제가 크게 단절됐다는 해석과도 충돌한다. 저자는 진짜 단절은 총동원체제가 구축된 1940년 무렵이라고 본다.
노구치 교수는 관료가 주도하는 ‘국가에 의한 산업 통제’로 요약할 수 있는 ‘1940년 체제’가 지속되고 있다는 관점에서 일본 경제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한다. 거품 경제는 ‘1940년 체제’의 마지막 발악이었으며, 1980년대는 일본 경제가 변혁을 이뤄내야만 하는 시점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거품 붕괴 이후 장기 침체 속에서도 일본 정부와 기업은 과거의 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책을 읽다보면 한국 경제가 자꾸 겹쳐보이고, 일본을 뒤따라온 우리의 미래에 대해 우려하게 된다.
김남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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