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중공군 50명 사살한 한국전 영웅, 미야무라 히로시 별세…향년 97세
6·25전쟁에서 홀로 중공군 50명 이상을 사살해 한·미 양국에서 최고무공훈장을 받은 일본계 미국인 미야무라 히로시(97) 예비역 하사가 별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명예 훈장 협회를 인용해 미야무라 하사가 전날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미야무라 하사는 6·25전쟁 참전 용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전공을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1951년 4월 24일 중공군의 야간 기습 속 홀로 맞선 일이 그 일례다. 당시 상병 계급이던 그는 연천군 대전리 인근에서 미군의 진지를 지키던 중 중공군의 야간 공격으로 동료 병사가 다쳐 이송되자 홀로 소총에 총검을 장착한 뒤 적진에 뛰어들어가 중공군 10명을 사살했다. 진지로 복귀한 후에도 기관총과 수류탄 등으로도 더 많은 중공군을 사살했다.
이 사건을 미국 의회 명예훈장 공적서에는 미야무라 하사가 탄환이 바닥나기 전까지 50명 이상의 중공군을 사살했다고 기록됐다.
당시 미야무라 하사는 수류탄 파편에 다쳐 중공군에게 포로로 잡혔다가 이후 1953년 휴전이 성사된 뒤 미군 포로 중 한 명으로 풀려났다.
같은 해 10월 미야무라 하사는 참전 공로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다. 한국 정부는 지난 2014년 미야무라 하사를 초청해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미야무라 하사는 생전 인터뷰에서 “내 동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을 뿐”이라며 “내가 한 행동이 결코 영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회고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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