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는 1위, 직업윤리 꼴찌'는 국회의원…의료인과 다른 점

남윤서 2022. 12. 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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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국회의원이 국민이 생각하는 위세(지위)가 가장 높은 직업이자 직업윤리가 가장 낮은 직업으로 꼽혔다. 법조인과 언론인도 위세에 비해 윤리 수준이 낮은 직업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직능연)이 국민 4501명을 대상으로 한 ‘2022 한국인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 조사 결과에 따르면 35개 직업 중 국회의원(4.39점·5점 만점)의 위세가 가장 높았다. 이어 법조인(4.38점), 의사(4.31점), 고위공무원(4.17점) 순이다.

반면 직업윤리 수준은 국회의원이 2.45점으로 최하위다. 법조인(3.01점)과 고위공무원(2.94점)도 직업윤리에서는 하위권이었다.

국민이 이들 직업의 위세와 윤리 차이가 크다고 인식하는 이유는 사회 고위층의 부정부패 사건 영향으로 보인다. 직능연 연구진은 “불공정 사례와 지도층의 사적 이익 추구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면서 윤리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고위공무원은 2018년 조사에 비해 0.32점이 하락하며 가장 크게 위세가 떨어지고 있다. 특히 이른바 MZ세대인 2030에서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연구진은 “청년층에게 정년보장하는 공무원 매력이 떨어지고 있고, 안정보다는 도전을 추구하는 MZ세대 특징이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의료종사자 직업윤리 상위권…언론인은 바닥


지난 2018년 조사에 비해 대부분 직업의 윤리 점수가 하락한 가운데, 언론인의 하락폭이 가장 컸다. 언론인 직업윤리는 2018년 3.27점에서 올해 2.85점으로 떨어졌다. 35개 직업 중 30번째로 낮은 수치다. ‘가짜뉴스’ 논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윤리가 낮은 직업은 1위 국회의원, 2위 유튜버, 3위 배달 기사 등이다. 코로나19 이후 유튜버와 배달 기사를 접할 기회가 크게 늘면서 이들 직업에 대한 불만도 함께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료인의 직업윤리 점수는 높았다. 직업윤리 순위는 1위 의사, 2위 간호사, 3위 교사, 4위 약사, 5위 사회복지사 순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의사 뿐 아니라 간호사나 약사 등 의료계 종사자에 대한 인식이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경보가 발효된 30일 오전 서울 송파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추위를 녹이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 직무수행 태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나는 열정적으로 일한다”라는 문항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조사에서는 5.31점(7점 만점)이 나왔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5.06점으로 떨어졌다. 조사에 응한 20대 남성은 “열정을 보일 곳은 직장이 아니다. 여러 일을 하고 직장을 옮겨야 하는데 열정은 낭비”라고 답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2030 세대의 점수 하락폭이 가장 크다. 일은 돈 벌기 위한 것이고 열정은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하는데 쓰는 것이란 인식이 드러난다”고 봤다.

연구 책임자인 이지연 직능연 선임연구위원은 “직업의식, 윤리는 단시간에 변화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한 ‘업(業)’에만 갇혀있는 학생들에게 ‘직(職)’의 의미를 전달하려는 노력해야 한다”며 “초중고와 대학까지 단계별로 내실있는 직업교육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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