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게임·콘텐츠 등 신산업 투자 ‘마중물’
“중동 오일머니가 자석처럼 세계 자산운용업계 펀드매니저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중동 오일머니 힘이 막강해지고 있다. 국제유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으면서 중동 국가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모습이다.
이에 비해 미국, 유럽 등 서방국은 물가 급등으로 강력한 긴축 정책에 돌입하면서 돈줄이 말라간다. 전 세계 펀드매니저들이 잇따라 중동 문을 두드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동 오일머니가 세계 금융 시장을 송두리째 뒤흔든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물론 막강해진 오일머니가 반드시 긍정적인 효과만 내는 것은 아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가 오일머니 주도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펼친 탓에 ‘버블 진원지’라는 지적이 적잖다. 이라크 정부와의 불협화음으로 한화건설(현 ㈜한화 건설부문)이 이라크 주택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등 불투명한 국가 거버넌스를 두고서도 논란이 뜨겁다.
▷사우디 포럼에 美 CEO 400여명 참석
지난 10월 25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글로벌 경제 포럼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2017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행사로 ‘사막의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올해 열린 행사에는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미국계 기업 최고경영자 400여명이 한꺼번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의 감산 결정 이후 미국과 사우디 관계가 냉랭해졌지만 글로벌 자본 큰손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별도 대표단을 보내지 않고 금융계 인사들의 불참을 유도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그만큼 중동 오일머니 파워가 막강하다는 의미다. 중동 국부펀드들의 운용 자산 규모는 3조달러(약 4020조원)를 훌쩍 넘는다.
2000년 이후 국제유가 상승으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끌어모으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국부펀드를 자산 운용 수단으로 활용해왔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 배경에는 국영 석유 기업 아람코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아람코는 사우디의 대형 유전을 개발하면서 세계 최대 석유 회사로 등극했다. 한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지만 2019년 말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아람코의 경쟁력이 세상에 드러났다. 5월 11일 기준 시가총액이 2조4240억달러(약 3287조원)로 치솟아 미국 애플(2조3710억달러)을 앞질러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애플과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할 정도로 단숨에 글로벌 증시 대장주로 떠올랐다. 아람코의 3분기 순이익만 424억달러(약 60조1200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사우디 재정을 책임지는 아람코 덕분에 사우디 경제성장률도 날개를 달았다. 올 1분기 사우디의 경제성장률은 9.6%로 2011년 3분기(13.6%)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석유 부문 국내총생산(GDP)이 20.4% 급증하며 경제 성장을 이끌었다. IMF는 사우디 경제성장률이 올해 7.6%를 달성해 GDP가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람코의 오일머니는 글로벌 신산업 투자를 주도하며 선순환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지난 2월 1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LEAP 2022’. 사우디 정부가 처음으로 개최한 글로벌 테크 박람회로 코로나19 확산에도 전 세계에서 10만명 넘는 관람객이 몰렸다. 500명 넘는 정보통신기술(ICT) 연사, 230팀 이상의 벤처캐피털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이 자리에서 사우디는 새로운 먹거리로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기술을 낙점했다. 향후 ICT 산업을 적극 육성해 비석유 수출의 GDP 비중을 2016년 16%에서 2030년 50%까지 높이기로 했다.
아람코를 운영하는 사우디 국부펀드는 엔터테인먼트,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투자에 100억달러(약 13조5000억원)의 자금을 배정했다. 사우디국립은행이 최근 스위스의 세계적인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 지분 9.9%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른 점도 눈길을 끈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 시장 큰손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물류 사업에도 손을 뻗쳤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수도 리야드 일대에 ‘통합 경제특구’를 열고 전 세계 기업들이 활용할 대규모 유통 물류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살레 알 자세르 사우디 교통부 장관은 “애플이 리야드에 물류센터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이미 20여개 다국적 기업과 유치계약을 체결했고 기술, 통신, 항공, 제약 업체 유치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뿐 아니다.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도 막강한 오일머니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IMF는 “중동 주요 산유국들이 올해부터 2026년에 걸쳐 1조달러 이상 누적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카타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천연가스 상승 수혜를 입고 있다. 유럽 최대 정유 회사인 영국 셸은 최근 카타르 국영 에너지 기업 카타르에너지와 합작벤처를 통해 LNG 공장 건설 사업에 참여했다.
▷신재생에너지, 신도시 수주 호황
국내 기업도 그동안 오일머니 덕을 톡톡히 봤다. 국내 건설사들이 1970년대부터 중동 산유국에 진출해 각종 토목, 건설 공사를 수주하면서 오일머니를 벌어들였다. 일종의 ‘중동 붐’으로 불리는 시기다. 1981년 한국 기업의 중동 지역 수주액은 127억달러에 달할 정도였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8년간 중동 지역 건설 수주액은 607억달러로 이 기간 전체 해외 수주액의 92%를 차지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중국, 인도 경제 성장과 맞물린 고유가 덕분에 중동 노후 정유시설 업그레이드, 내수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기 위한 발전시설 발주 물량이 늘었다. 오랜 기간 해외 공사 경험을 쌓아온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건설사들이 정유, 화학, 발전, 가스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했다. 2005년부터 10여년간 2890억달러 해외 수주를 따내는 등 ‘제2의 중동 특수’를 누렸다.
이번에 또다시 기회가 왔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방한 이후 한국 기업들은 오일머니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사우디가 석유에 의존해온 경제를 문화, 첨단기술,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비전 2030’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탄소중립을 위한 그린수소,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설과 신도시 개발 과정에서 인프라 발주 물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일례로 사우디 아람코 자회사 에쓰오일은 9조2580억원 규모의 ‘샤힌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과 함께 내년부터 3년여간 울산에 대규모 석유화학 공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내 단일 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다. 건설 기간 하루 최대 1만7000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울산 건설업계에 미치는 효과는 3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사우디 신도시 네옴시티 수주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에 임직원 숙소 1만가구를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협력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또한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총 12억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철도 터널 건설 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정부도 힘을 보탰다. 윤석열 대통령은 ‘제2의 중동 붐’을 주문하며 5년 내 연간 500억달러 수주를 목표로 세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성 위기가 고조된 데다 주택 경기 악화로 불안한 모습인데 사우디 오일머니 효과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ICT 등 신산업에서도 오일머니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올 초 국내 대표 게임사인 엔씨소프트, 넥슨에 총 3조5000억원을 투자해 각각 2대, 4대 주주로 올라섰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사우디의 한국 직접 투자액이 3조원 수준이었는데 이를 단숨에 뛰어넘은 셈이다. 싱가포르투자청과 함께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최대 8000억원을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재혁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건설뿐 아니라 원전, 방산, 조선 등 주요 산업마다 국내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속도만 앞세우는 ‘블리츠스케일링’ 확산
오일머니의 그림자도 짙다. 과거 중동 붐은 건설 등 인프라 투자가 중심이었지만 최근 오일머니는 기술, 소프트웨어, 콘텐츠 등 무형자산에 집중적으로 유입된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산유국은 정유 산업을 기반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주도적으로 신산업을 창출한 경험은 사실상 전무하다. 결국 전략 자산을 확보하고 산업 구조를 변화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오일머니의 대리인’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손 회장이 진두지휘한 비전펀드의 최대 출자자는 사우디 국부펀드다. 비전펀드는 세계 벤처캐피털 운영 자산 중 20% 이상을 차지한다. 오일머니를 등에 업은 비전펀드는 전 세계 테크 기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신기술 발전을 촉진한 측면이 있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비전펀드는 ‘블리츠스케일링(Blitz scaling)’이라 불리는 경영 전략을 확산시켜 주목받았다. 블리츠스케일링은 첫째도 둘째도 속도를 앞세우는 전략을 말한다. 블리츠는 급작스러운 활동을 뜻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장군이었던 하인츠 구데리안(Heinz Guderian)이 처음 썼다. 안정적인 보급로와 퇴각로를 구축하는 전형적인 작전 방식과 달리, 그는 압도적인 속도를 앞세운 기습 전략으로 적을 제압했다. 이 전략은 이후 경영 전략으로 확장돼 다양하게 활용됐다.
플랫폼 기업군에서 유행하는 아마존식 ‘GBF(Get Big Fast·빠르게 성장하며 규모 키우기)’ 전략이 대표적이다. 이 전략을 실행에 옮기려면 막대한 자본이 필요하다. 건전한 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막대한 현금성 보조금을 뿌려 경쟁 기업을 고사하는 전략을 펴기 때문이다. 그 최전방에 섰던 것이 비전펀드였고 이런 전략이 가능했던 것은 오일머니가 ‘마르지 않는 마중물’이 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블리츠스케일링에는 전략적 오판이 존재했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속도에 기반한 성장 전략은 핵심 자원의 ‘대체성(Substitutability)’이 없거나, 선형적인 발전 궤적을 그릴 때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하이테크 산업에서는 기술의 대체성을 예측하기 어렵다. 발전 궤적도 불연속적이라 ‘단절적인(Discontinuity)’ 구간을 보일 때가 많다.
결국 전 세계 테크 기업을 휩쓸고 다닌 오일머니와 비전펀드는 벤처 투자 시장 전체를 왜곡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오일머니는 비전펀드를 통해 시장에서 평가한 기업가치의 2~3배에 이르는 자본을 투입했다. 경쟁 펀드는 부풀려진 기업가치를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비전펀드는 투자 라운드가 돌아올 때마다 스스로 밸류에이션을 올려 재투자하는 방식으로, 회계장부상 미실현 이익을 잔뜩 늘렸다. 오일머니 유동성에 취했던 테크 기업의 상당수는 막대한 손실을 냈고 기술주 거품의 주범으로 지탄받았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난제
불투명한 지배구조와 지정학적 리스크도 간과할 수 없는 오일머니의 그림자다.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산유국 오일머니는 국부펀드를 활용해 투자를 집행한다. 국부펀드는 보유 외환 등 국가 자산을 금융상품이나 원자재, 주요 전략자산에 투자하는 국영 투자기관이다. 오일머니 기반의 국부펀드는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숱하게 도마에 올랐다. 왕실의 ‘사금고’로 전락할 우려가 상존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사우디 국부펀드인 PIF가 대표적이다. PIF는 사실상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의사 결정의 전권을 쥐고 있다. 아람코는 사우디 왕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아람코 IPO로 조달한 자금은 PIF로 이관됐다. 아람코 회장 겸 PIF 총재는 빈 살만 왕세자의 최측근 야시르 알 루마이얀이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은 “중동 산유국 국부펀드는 왕실 최고 권력자의 입김에 따라 정치적인 오용이 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군주를 ‘신성불가침의 존재’로 규정한 헌법 구조도 국가 지배구조의 불투명성 논란을 낳는다.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가 우리말로 번역한 사우디의 헌법 ‘통치기본법(The Basic Law of Governance)’에 따르면, 사우디는 ‘군주제(Monarchy)왕국’으로 초대 압둘아지즈 국왕의 직계자손만 왕위를 물려받을 수 있다(제5조). 영국과 일본 역시 입헌군주국(Constitutional Monarchy)이지만 이들 국가와는 명확히 구분된다. 사우디는 ‘왕국’으로 ‘국왕’이 다스린다. 사법부·행정부·입법부가 존재하지만 모두 국왕의 지배를 받는다(제44조). 각 3부가 우리나라처럼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따라 독립적인 게 아니다.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역시 다르지 않다. 카타르는 군주를 ‘에미르(Emir)’로 부른다. 입법기관에 해당하는 슈라위원회가 존재하지만 실질적인 독립성은 매우 낮다. 슈라위원회는 입법권과 행정부 감시 권한이 없다. 국왕 또는 군주에게 법령 제·개정을 조언하고 예산을 심의한다. 하지만 카타르 군주(에미르)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는 슈라위원회의 입법 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외 쿠웨이트 역시 군주를 ‘에미르’라 부르며 아랍에미리트는 ‘대통령’으로, 오만은 ‘술탄’으로 부른다.
군주제 국가가 아니어도 정치적 안정성이 떨어져 수주 계약의 예측 가능성이 위협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주 산업은 길면 10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로 공정 진행률에 따라 비용을 청구하고 이를 매출로 인식한다. 이 때문에 계약 안정성이 확실히 담보되지 않는다면 매출 인식은커녕 손실충당금으로 부메랑이 될 수 있다. 한화건설과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간 ‘이라크 비스마야 프로젝트’ 계약이 최종 해지된 것이 단적인 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왕 혹은 군주의 심기나 말 한마디에 따라 국가 간 협약이나 정부·기업 간 계약조차도 지속 가능성을 명확히 담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MOU를 체결한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사우디는 공사, 용역 대부분이 경쟁 입찰이고 단가가 생각보다 낮다. 수금 리스크가 있는 데다 열악한 지역에서 현장 근로자를 조달하면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오일머니를 불편하게 만든다. 중동은 지정학적 위험이 큰 지역이다. 사우디와 밀착하면 숙적 이란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이란과 사우디는 종파 갈등, 왕정 대 신정이라는 체제 갈등으로 중동에서 툭하면 냉전을 벌이는 앙숙이다. 최근 사우디는 중국과 에너지 공급망 협력을 강화한 데다 석유 판매 대금의 위안화 결제설까지 불거지는 등 ‘친러’ ‘친중’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도 한국에 부담되는 대목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6호 (2022.11.30~2022.12.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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