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남자' 임종석 나오나…野 흔들리자 "내년 봄 역할 하겠다"

김준영 2022. 11. 30.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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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결심이 섰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A 의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비이재명계가 저마다 조직 재정비에 나선 가운데, 야권에선 ‘임종석 등판론’도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최근 임 전 실장과 자주 만난 A 의원에 따르면, 임 전 실장은 정치 재개 시점을 “내년 봄”으로 특정한 뒤 “어떤 자리든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그러면서 A 의원은 “개인적인 생각으론, 임 전 실장이 차기 당 대표나 국회의원 출마를 염두에 두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도 “최근 임 전 실장과 대화해보니, 정치 재개에 대한 신념이 확고해 보였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이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경우, 지역구로는 임 전 실장이 두 차례 당선됐던 서울 성동이나 주거지인 서울 종로가 거론된다.


침묵 깨고 페이스북 재개, 남북 사업도 본격화


임 전 실장도 3개월 만에 침묵을 깨고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썼다. 8ㆍ28 전당대회 때 강훈식 의원을 공개 지지했던 그는, 이재명 대표 취임 이후론 극도로 말을 아껴왔다. 이 대표 취임 직후인 8월 31일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집행정지를 요청한 글을 마지막으로 그는 어떤 글도 쓰지 않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30일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사진 페이스북 캡처

이날 쓴 글은 당내 문제와 관련 없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다뤘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무분별한 정치보복을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문재인 정부에서 조직적으로 조작하고 은폐했다는 윤석열 정부의 주장은 정치적 망상에 불과하며 정치 보복을 정당화해보려는 억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디까지 무너져야 이 정치보복의 칼춤을 접고 한 번 멈춰서서 되돌아볼텐가”라며 윤석열 정부를 성토했다.

지난 28일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 이사장 자격으로 보폭을 넓히는 장면도 포착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서 열린 ‘경문협-장흥군 업무 협약식’에 참석해 “이번 업무협약은 앞으로의 남북협력사업 추진 방향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정남진(正南津)인 장흥과 정북진(正北津)인 북한 중강진 간 남북 교류를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하겠다는 내용이다.

지난 28일 전남 장흥군청에서 열린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이사장 임종석)과 장흥군 간 남북협력사업 공동 추진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임 전 실장. 사진 장흥군청 홈페이지 캡처

“친문재인계 구심 될 가능성”…“미풍에 그칠 수도”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3기 의장 출신이자 ‘문재인의 남자’로 불리는 임 전 실장의 정치 복귀가 실제 이뤄질 경우, 당내 리더십 구도에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심점이 없는 친문재인계에서 임 전 실장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86운동권과 친문계는 문재인 전 대통령 퇴임 후 지속적으로 임 전 실장을 호출했다. 임 전 실장과 가까운 한 초선 의원은 “지난 6ㆍ1 지방선거 때도 우리가 임 전 실장에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라고 거듭 요청했는데, 임 전 실장이 거절했다”고 말했다.

2020년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사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광진을 고민정 후보와 지원 유세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시민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일부의 기대감과 달리, 임 전 실장의 등판이 미풍에 그칠 거란 전망도 적지 않다. 2년 전 21대 총선 때만 해도 임 전 실장의 선거 지원 유세는 민주당 대승에 톡톡한 역할을 했지만, 이젠 그 ‘약발’이 예전만 하지 못하다는 인식에서다. 지난 전당대회 때 임 전 실장이 지원한 강훈식 의원도 이 대표의 대세론을 극복하지 못한 채 중도 사퇴했다.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정치학) 교수는 “임 전 실장이 등장하면 야권 지형에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면서도 “다만 본인이 생각하는 것만큼, 엄청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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