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영의 B컷] 할리 베일리의 ‘인어공주’가 세상을 뒤집을 것이다

정진영 2022. 11. 3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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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단언컨대 디즈니 최고의 게임체인저다. 흑인에 검은 머리를 가진 배우 할리 베일리 출연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일부 ‘인어공주’ 원작 팬들의 눈살을 받았던 디즈니 라이브액션 ‘인어공주’ 이야기다.

30일 오전(현지 시간)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엑스포 &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는 내년 5월 베일을 벗는 라이브액션 ‘인어공주’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주인공 할리 베일리가 부르는 ‘파트 오브 유어 월드’(Part of Your World)의 끝자락이 담긴 예고편은 이미 전 세계에 릴리즈된 상황. 할리 베일리는 이 짤막한 티저 예고에서도 빼어난 목소리로 예비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에서는 ‘인어공주’의 대표 넘버인 ‘파트 오브 유어 월드’의 할리 베일리 표 풀 버전이 공개됐다. 약 4분 30초 길이의 이 영상은 현장 관계자들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완벽에 가까운 수중세계를 구현해낸 디즈니의 놀라운 기술력과 실제 인어가 유영하는 듯한 연기를 펼치는 할리 베일리의 출중한 연기력. 여기에 한 번만 들어도 뇌리에 각인되는 베일리의 아름다운 목소리까지. 이 영상이 끝나자 현장 곳곳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많은 이들이 ‘인어공주’의 상징을 빨간 머리와 흰 피부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어공주’의 진짜 시그니처는 목소리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걸으며 춤추고 싶었던 인어공주 에리얼은 다리를 얻는 대가로 우르슬라에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놓고, 우르슬라는 에리얼의 목소리를 이용해 왕자를 유혹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비록 목소리는 잃었어도 에리얼의 외모만큼은 아름답기 그지없었는데 말이다. 실제 애니메이션을 보면 한 부하가 왕자에게 “조용하고 아름다운 저 여인(에리얼)과 잘해 보라”는 조언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럼에도 왕자가 에리얼이 아닌 우르슬라를 선택했던 건 오로지 목소리 때문이었다. 자신을 구해준 여인의 아름다운 목소리. 왕자는 상대의 진정한 가치를 외모에서 보는 인물이 아니었다.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속 에리얼이 흰 피부가 아니었더라도, 붉은 머리가 아니었더라도 왕자와 맺어졌을 거란 의미다. 게다가 당시의 시대상황을 고려해 볼 때 붉은 머리는 지금처럼 좋은 이미지가 아니었다. 빨간 머리에 주근깨를 가진 말괄량이 캐릭터 ‘빨간 머리 앤’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진=월트디즈니컴퍼니 제공

그런 의미에서 할리 베일리를 인어공주로 캐스팅한 건 신의 한 수였다. 우리가 수십년간 봐 왔던 에리얼이 아닌 검은 머리 흑인을 에리얼로 등장시킴으로써 ‘인어공주’는 오히려 원작이 들려주고자 했던 바와 한층 더 가까워졌다.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2022’ 30일 오전 일정이 끝난 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온 약 400명의 기자들은 프레스룸에 모여 점심식사를 함께했다. 이 자리 곳곳에서는 ‘인어공주’ 속 ‘파트 오브 유어 월드’를 흥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렸다. 4분 30초짜리 짧은 영상만으로도 ‘인어공주’가 이날 오전 쇼케이스에서 소개된 많은 콘텐츠를 압도했다는 의미다.

숀 베일리 월트디즈니 스튜디오 모션 픽쳐스 프로덕션 사장은 할리 베일리 캐스팅 비하인드와 관련해 “롭 마샬 감독의 선택을 믿었다. 보통 감독님이 누군가를 캐스팅할 때는 우리에게 몇 명의 후보를 줬다. 그런데 ‘인어공주’ 때는 달랐다. 에리얼로 캐스팅하고 싶은 단 한 명의 배우가 있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님을 믿고 그 배우와 만나기로 했다. 할리 베일리와 스크린 테스트를 했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정할 수 있었을 정도로 완벽한 에리얼이었다”고 회상했다. 롭 마샬 감독과 디즈니를 한눈에 사로잡은 새로운 인어공주. 할리 베일리가 열 새로운 디즈니 라이브액션의 문, 그 너머가 기대된다.

싱가포르=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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