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월드컵의 힘’… 미국, ‘정치 앙숙’ 이란 위로 [포착]

김철오 입력 2022. 11. 30. 11:27 수정 2022. 11. 30. 12:5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기장 밖은 시끄러웠고 승부는 냉정했지만, 경기를 끝낸 그라운드에서 국경을 초월한 선수들의 우애와 관중의 함성으로 온기가 감돌았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마친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승리한 미국 선수들은 탈락의 아픔으로 상심한 이란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했다.

미국은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란에 1대 2로 패배한 뒤 2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2 카타르월드컵 B조 최종 3차전
미국, 이란에 1대 0 승…16강 진출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슈아 서전트(오른쪽)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을 1대 0 승리로 끝낸 뒤 상심하는 이란 미드필더 사에드 에자톨라히를 격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경기장 밖은 시끄러웠고 승부는 냉정했지만, 경기를 끝낸 그라운드에서 국경을 초월한 선수들의 우애와 관중의 함성으로 온기가 감돌았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을 마친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승리한 미국 선수들은 탈락의 아픔으로 상심한 이란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했다. 전쟁과 진영 대립으로 촉발된 탈세계화에서 가장 적대적인 미국과 이란의 정치적 갈등이 그라운드에서는 용납되지 않았다.

미국과 이란의 월드컵 본선 맞대결은 1998 프랑스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성사됐다. 미·중 갈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 선명하게 나뉜 지구촌의 친미·반미 구도에서 이란은 이미 오랫동안 미국과 대립해온 국가다. 더욱이 이란은 지난 9월부터 ‘히잡 의문사’와 정부의 폭력에 맞선 시민 봉기로 2개월 넘게 혼란에 빠져 있다.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정부에 항의하는 취지로 지난 21일 잉글랜드와 B조 1차전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했다. 이로 인해 가족의 안위를 위협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흰색 유니폼)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을 0대 1 패배로 끝낸 뒤 환호하는 미국 선수들(파란색 유니폼) 옆에서 낙담하고 있다. 이란은 이 패배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알리 카리미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을 0대 1 패배로 끝낸 뒤 그라운드에 누워 상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이란 선수들은 이날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어수선한 장외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고 침착하게 미국과 대결했다. 미국 선수들 역시 승부에 집중하며 이란의 골문을 노렸다. 결과는 미국의 1대 0 승리. 전반 38분 미국 공격수 크리스천 풀리식의 결승골로 승부가 갈렸다. 미국은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이란에 1대 2로 패배한 뒤 2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두 팀의 A매치 대결만 해도 2000년 1월 친선경기에서 1대 1로 비긴 뒤 22년 만의 일이다.

이란은 조별리그 B조 최종 전적 1승2패(승점 3)로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선수들은 그대로 그라운드에 주저앉았고, 그중 일부는 눈물을 쏟았다. 이런 이란 선수들에게 미국 선수들 중 일부가 다가가 등과 어깨를 다독이며 격려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노리치시티 소속인 미국 스타플레이어 조슈아 서전트는 같은 유럽 무대인 포르투갈 명문 포르투 공격수인 이란 스트라이커 메흐디 타레미를 위로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슈아 서전트(왼쪽 두 번째)가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을 1대 0 승리로 끝낸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이란 스트라이커 메흐디 타레미(흰색 유니폼 등번호 9번)의 손을 맞잡고 격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란 수비수 아볼파즐 잘랄리(왼쪽)와 미국 미드필더 브렌든 애런슨이 3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 3차전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미국은 B조 최종 전적 1승 2무(승점 5)로 패배 없이 2위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B조 1위 잉글랜드(2승1무·승점 7)와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미국은 오는 4일 0시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A조 1위 네덜란드와 8강 진출권을 놓고 격돌한다. 미국의 16강 진출은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8년 만의 일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