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니코티노이드 농약, 태반도 통과한다...신생아 장애 우려"
꿀벌 실종의 원인으로 의심 받는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의 농약이 사람의 태반을 통과해 제대혈(탯줄 혈액)에서도 검출된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됐다.
이에 따라 살충제 성분에 과다하게 노출된 경우 신생아의 발달 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에 조기 노출되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선천성 심장 문제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Sun Yat-sen University) 연구팀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95명 임산부의 혈청과 제대 혈청 내 네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 성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임산부는 2017년 광둥성 광저우시 근처의 한 병원에서 무작위로 모집됐다.
많이 쓴 IMI 농도 가장 높아
분석 결과, 산모 혈청과 제대 혈청 시료에서는 최소한 1가지 이상의 살충제 또는 대사산물이 검출됐다.
특히, 제대 혈청에서 IMI의 검출률은 84%에 이르렀고, N-dm-ACE는 85%, of-IMI도 82%였다. 검출률이 가장 낮은 것은 THM으로 51%였다.
산모 혈청에서는 of-IMI가 78% 검출률을 보였고, THM이 43%로 가장 낮았다.
살충제의 농도를 보면, 제대 혈청에서 IMI가 mL당 1.84 ng(나노그램, 1ng=1억분의 1g)의 중간값을 보여 7가지 성분 중에서 가장 높았다. IMI의 최댓값은 11 ng/mL로 7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제대혈에서 7가지 성분을 더한 총 농도의 중간값은 3.3 ng/mL이었다.
산모 혈청에서도 IMI의 농도 중간값이 mL당 0.79 ng/mL로 7종 가운데 가장 높았다. IMI의 최댓값은 28 ng/mL로 가장 높았다.
산모 혈청에서 7가지 성분을 더한 총 농도의 중간값은 2.42 ng/mL이었다.
IMI가 가장 많이 검출된 것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살충제 중에서 IMI가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대사 산물 태반 통과 후 축적돼
이들은 제대 혈청 속의 농도가 산모 혈액 속의 농도보다 더 높아 태반을 어려움 없이 통과하고, 오히려 농축된 셈이다.
대사 산물이 제대 혈청에서 높게 검출된 것과 관련해 연구팀은 태반에 살충제를 전환하는 효소가 존재하고, 이로 인해 살충제가 대사 산물로 전환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제대 혈청에서 관찰된 IMI 농도 중간값은 중국의 일반 인구보다 훨씬 높았는데, 이는 태아에 IMI가 축적됐음을 의미한다"며 "IMI 노출로 인한 태아와 신생아의 신경독성 위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대사 산물인 N-dm-ACE의 경우 원래 살충제인 ACE보다 더 독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대사 산물의 노출 역시 원래 살충제에 노출되는 것과 맞먹는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국내에서도 다량 사용돼
중국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의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널리 사용되고 있다.
2021년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의 국내 판매액이 1426억 원으로 전체 살충제 판매의 22.7%에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은 꿀벌이 사라지는 원인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는 2018년부터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3종(CLO, IMI, THM)에 대해 실외 사용을 금지했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사용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최진우 생태도시 전문위원은 "지난 7월 환경연합의 문제 제기 이후 서울시는 공원녹지 등에서 네오니코티노이드계 농약 사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했고, 꿀벌에 독성이 큰 살충제의 사용도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선우은숙 "선처 절대 없다"…재혼 둘러싼 루머에 법적 대응 | 중앙일보
- "손흥민, 벤투 손길 뿌리쳤다" 논란의 장면…진실은 달랐다 | 중앙일보
- “잠실주공5단지 조합원이면, 42평 무상에 3억 환급받는다” | 중앙일보
- 대통령실 "김정숙 여사 옷값 정보 공개 불가"…이유 알고보니 | 중앙일보
- 논에서 소몰다 45세에 수능…'올림픽 군수'가 된 만학도의 기적 | 중앙일보
- "안쓰러워 눈물 났다"…한국 투혼 깨운 손흥민의 헤딩 [이천수의 호크아이] | 중앙일보
- 맥도날드 또 이물질…기생충 이어 이번엔 '해시브라운 모기' | 중앙일보
- 어깨 축 늘어뜨린 손흥민…구자철 품에서 한참을 울었다 | 중앙일보
- "내 마지막 질주" 돌연 포르투갈전 난입한 깃발남 정체 | 중앙일보
- 가나전 권창훈 여친이란 이유로…'어깨빵' 리포터에 악플폭탄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