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컴한 지하현장 근로자 보호… 서울시 ‘안전 디자인’ 첫 적용

강준구 2022. 11. 30. 04: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철제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지상 1m도 안 되는 높이에 가로로 설치된 철제 골조가 통로를 가로막았다.

무엇보다 컴컴한 지하 현장에서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시 관계자는 "지하 현장에서는 각종 눈에 띄지 않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호흡곤란 등 근로자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며 "현장 근로자가 먼저 요구해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서구 지하차도 현장 시범적용
경고등·표지판 등 선명한 표준안
국내 첫 개발… 근로자 요구 반영
오세훈 서울시장이 29일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서울 표준형 안전디자인’을 시범적용한 서울 강서구 국회대로 지하차도 1단계 건설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철제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지상 1m도 안 되는 높이에 가로로 설치된 철제 골조가 통로를 가로막았다. 갑자기 어두워져 눈에 띄지 않는 데다 허리를 크게 굽혀야 지나갈 수 있어 안전사고가 우려될만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부착한 ‘머리 주의’ 안전표지가 선명하게 눈에 띈 덕에 피하기가 수월했다. 안전표지에는 충격흡수 소재까지 내장됐다.

29일 서울 강서구 국회대로 지하차도 1단계 건설 현장에는 이처럼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서울 표준형 안전디자인’이 시범 적용됐다. 무엇보다 컴컴한 지하 현장에서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치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초록색 천으로 둘러싸였던 가파른 출입구는 추락 주의를 표시하는 선명한 노란색 안전 그물망으로 대체됐다. 별다른 규정이 없어 각양각색 캐비닛에 ‘폭발 주의’ 등의 스티커를 덕지덕지 붙여놓았던 위험물 저장소는 ‘화기 금지’ 경고가 새겨진 붉은 보관함으로 대체됐다. 암전 시 지하 공간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바닥과 기둥에는 축광형(야광) 비상대피동선 안내 표지판이 부착됐다.

현장 근로자가 위급시 즉시 동료에게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버튼형 사이렌(점멸등 포함)도 안전모에 부착됐다. 사이렌 소리는 약 200m까지 도달한다. 시 관계자는 “지하 현장에서는 각종 눈에 띄지 않는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호흡곤란 등 근로자 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다”며 “현장 근로자가 먼저 요구해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현장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안전 문제가 가장 심각하게 문제가 되는 게 산업현장인데 그동안 표준화된 매뉴얼이 없어 근로자들이 여러 산업재해 피해를 입어왔다”며 “표준안을 전 산업현장으로 확대하면 산업 재해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표준형 안전디자인은 색각이상자(색맹·색약)도 구별 가능한 ‘안전색’을 적용했다. 테스트에 참여한 적록 색약 박모(43)씨는 “업무적으로 색상이나 심볼 등을 구분하는 데 불편함이 있었다”며 “시가 선정한 안전색은 기존 색상보다 구분이 명확하고 인지하기 쉽다”고 말했다. 시는 안전 픽토그램 9종과 안전표지 등 안전 디자인도 별도 개발했다. 시는 픽토그램의 국가표준(KS) 등록을 추진하고, 세계 표준화를 위한 국제표준화기구(ISO) 공식 등록을 진행 중이다. 시가 관리하는 다양한 산업현장의 안전표지를 순차 교체하고, 내년에는 현장별 매뉴얼도 추가 개발해 적용할 예정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