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최고가 행진 포스코케미칼…양극재 타고 실적 ‘훨훨’
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올해 3월까지만 해도 10만원을 밑돌던 주가는 어느새 2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10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탄 주가는 지난 11월 15일 최고 23만90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 14일 기록한 연저점(9만6100원)과 비교하면 8개월 만에 주가가 무려 148.7% 올랐다.
주가 상승의 원동력은 바로 양극재다. 양극재 제조 업체인 에코프로비엠이나 엘앤에프와 비교해 후발 주자지만 빠르게 고객사를 넓히며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망도 밝다. 양극재 부문 성장과 함께 음극재 사업도 안정화되고 있으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의 최고 수혜주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영업이익 분기 사상 최고
포스코케미칼은 양극재를 중심으로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며 매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지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조533억원과 영업이익 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액 108.6%, 영업이익은 159.9% 증가한 수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각각 31.1%, 48.2% 늘어났다. 분기 매출이 1조원을 넘긴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동시에 9분기 연속 최대 매출 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사업별로 들여다보면 배터리 소재 사업에서만 3분기 72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양·음극재 판매량 확대와 판매단가 상승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8.9%, 전분기 대비 56.3% 늘어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전체 매출에서 배터리 소재 사업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분기 42.5%에서 1년 만에 69%까지 높아졌다.
특히 양극재 부문 외형 확장이 두드러진다. 양극재 부문의 3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57.4% 증가한 6583억원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니켈 양극재 출하량이 확대되고 에너지 저장장치(ESS) 신규 고객사가 늘어나며 전체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다. 메탈 가격 상승이 판매 단가에 반영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큰 폭으로 성장했고, 2분기부터 연결 편입된 중국 절강포화도 3분기 960억원의 매출을 올려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음극재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지는 중이다. 음극재 부문은 3분기 매출 684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47.1% 증가했다. 전기차 배터리용 제품 판매가 늘면서 전체 판매량이 지난 2분기보다 27% 증가했다. 음극재 역시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가격 인상 효과가 반영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제철공정 원료인 생석회와 석탄화학 원료·제품을 생산하는 라임케미칼 사업 매출도 전분기 대비 6.5% 증가한 2041억원을 기록했다. 포항 생석회 판매량이 소폭 줄었지만, 지난 2월부터 진행한 광양 고로(용광로) 개수 작업 후 판매량이 늘어 총 매출과 영업이익은 증가했다.
다만 내화물 사업 매출은 1172억원으로 2분기보다 12.4% 감소했다. 진로 수리가 이연되며 내화물 판매량이 줄었고, 마그네시아(내화물연료) 공장 대수리 공사로 수선비가 발생하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포스코케미칼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망치와 비교해 각각 25%, 43%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양극재 판가 상승과 출하량이 증가했고 음극재 가격 인상 효과가 동반되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이어 “양극재 기술력을 입증하고 중국 음극재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우위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실적”이라고 덧붙였다.
▷‘30만원’ 목표주가 등장
포스코케미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양극재 생산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야심 차게 준비한 양극재 광양 공장은 지난 11월 10일부터 본격 가동됐다. 이 공장의 연산량은 9만t으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연산 3만t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는 고성능 전기차 약 100만여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광양 공장에서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하이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과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주로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양극재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에 공급된다. 기존 연산 1만t 수준의 구미 공장과 5000t 수준의 중국 절강포화 합작 공장을 포함해 총 10만5000t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회사는 추가로 6만t 규모 포항 공장과 3만t 규모 중국 절강포화 공장, 3만t 규모 캐나다 제너럴모터스(GM) 합작 공장도 건설 중이다. 궁극적으로 2030년에는 연간 생산량을 양극재 61만t, 음극재 32만t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IRA의 수혜도 예상된다. IRA는 내년 1월 1일부터 북미에서 채굴했거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원자재를 조달해 만든 배터리에 보조금을 제공하는 제도다. 북미 완성차 업체들이 IRA 법안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을 확대 중인 가운데,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미리 글로벌 공급망을 준비한 포스코케미칼에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5월 미국 제너럴모터스와 양극재 합작사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지역을 선점한 상황이다. 또 다른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와 스텔란티스와도 공장 설립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RA 발표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 다수 수주가 구체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은 모회사인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니켈이나 리튬 등 주요 광물 소싱 능력부터 양극재 제조 기술까지 수직 계열화를 준비해왔다. 이에 따라 경쟁사 대비 중국 의존도를 선제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전망에 증권가도 일제히 포스코케미칼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목표주가로 30만원을 제시했다. 지난 11월 15일 기록한 신고가 23만9000원과 비교해도 25.5% 높은 수준이다. 신영증권(25만원), 하나증권(26만3000원), 유안타증권(26만5000원) 등도 25만원 이상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IRA 법안으로 인해 중국 업체들은 북미 진출에 제한적이고 일본 업체들은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음극재 수요를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업체는 포스코케미칼이 유일하다”며 “양극재 고객사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므로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기업가치에 충분한 프리미엄을 적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과 판가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권준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냉천 범람으로 인한 기초 화학 부문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며 “연말 재고 조정과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양극재 판가 하락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양극재 판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하이엔드 양극재 제품 비중 확대와 음극재 수익성 개선, 환율 효과 등을 감안하면 이익 감소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86호 (2022.11.30~2022.12.0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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