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품절' 주유소 속속 등장…제2 요소수 사태 번질까 촉각

강기헌 입력 2022. 11. 29. 18:26 수정 2022. 11. 29. 18: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엿새째에 접어든 29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번 총파업에는 국내 4대 정유사(SK·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탱크로리(유조차) 기사들이 동참해 주유소 휘발유·경유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뉴스1


화물연대 파업 여파로 주유소 기름이 바닥나고 있다. 수도권에선 ‘휘발유 품절’을 내건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유업계에선 제2의 요소수 사태로 번질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9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로 화물연대 파업 엿새째가 되면서 정유소 기름 부족 사태가 가시화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도권에서만 휘발유가 동난 주유소가 20여 곳”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업체마다 재고가 부족한 주유소에 우선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상태다.

이날 품절 주유소는 수도권에 집중됐다. 그만큼 수요가 많아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주유소는 1만1188곳이다. 경기도 2340곳, 서울 467곳, 인천 327곳으로 전국 주유소의 28%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물류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수요가 쏠린 수도권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기름 부족 사태는 정유공장에서 주유소로 기름을 나르는 탱크로리 기사들이 파업에 대거 참여하면서 초기부터 우려됐다. 화물연대는 국내 정유 4사 운송 사업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조합원을 모집했다. 올해 6월 정유 4사 탱크로리 화물연대 조합원은 전체의 10%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70% 수준으로 수직 상승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을 컨테이너와 시멘트에서 위험물과 철강 등 5개 품목으로 확대할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위험물로 분류되는 탱크로리는 안전운임제 적용 대상이 아니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이 이어지고 있는 2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주유기에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정유에 더해 시멘트 출하가 중단되면서 수도권 레미콘 공장도 대부분 멈춰섰다. 시멘트 공장 출하가 멈추면서 레미콘 공장도 연쇄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 강동구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등 서울과 수도권 건설 현장에선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된 상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콘크리트 부족으로 대체 공장에 대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전체 공정의 절반을 차지하는 골조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공사를 전면 중단하는 현장이 나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육송 출하를 못 하고 있다. 포스코 등은 해상과 철도를 활용한 대체 출하를 고민하고 있으나 육로로 운반하던 물량을 대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월 물류파업 당시엔 제품 출하가 늦어지면서 선재와 냉연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직원들이 나서 공장에서 출고센터로 완성차를 운반하는 ‘로드 탁송’에 돌입했다. 타이어업계는 이번 주부터 재고 부족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