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 발생한 경기 침체 시그널…장단기 금리 연일 역전

진욱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3@mk.co.kr) 2022. 11. 29. 15: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한국은행 제공)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지속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69%로 전일 대비 0.025%포인트 오른 반면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17%포인트 떨어진 연 3.606%를 기록했다. 3년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0.063%포인트 높은 현상이 지난 21일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국고채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 14년여 동안 발생하지 않았으나 지난 9월 22일 3년물 금리가 연 4.104%를 기록, 10년물의 연 3.997%보다 높아진 것을 시작으로 최근 두 달여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대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가 높다. 만기일이 길수록 돈을 더 오래 빌려주고 감수해야 할 리스크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장·단기 금리의 역전이 발생했다고 분석된다.

통상 국고채 3년물 같은 단기물 금리에는 현재의 통화 정책이 반영되고 국고채 10년물 같은 장기물 금리에는 외환보유고 등의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반영된다. 그래서, 단기채인 국고채 3년물 금리의 경우 기준금리가 상승하면서 동반 상승했다. 반면, 장기채 국고채 10년물의 금리는 기준금리가 상승하자 시장 참여자들이 경기가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하락했고 결국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보다 높아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 침체 신호’라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용구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통화 정책이 과잉 긴축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단기물 금리에, 경제성장률이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장기물 금리에 녹아든 것”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때 장·단기물 금리가 역전된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계속 증폭되는 상황이다. 최근 한은은 경제성장률에 대한 기존 2.1% 전망치를 1.7%로 내렸고,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기존 2.3% 전망치에서 1.8%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한은은 내년 기준금리를 내년 3.5~3.75%까지 높인다는 계획이고, 미 연준 인사들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연일 내놓고 있다.

[진 욱 인턴기자]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