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역 시위…최악의 불안정 빠져드는 세계경제

신창호 2022. 11. 2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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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로 코로나’ 반대시위가 겉잡을수 없이 확산되면서 이미 불황 국면에 진입한 세계 경제를 최악의 불안정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이후 본격화된 원료·공급망 부족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 미국발(發) 기준금리 급속 인상과 인플레이션 행진에 ‘세계의 공장’ 중국의 각종 기업이 생산을 전면 중단할 개연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들불처럼 번지는 중국발(發) 시위사태가 전 세계로 각종 상품과 2차 가공품 등을 공급하는 중국기업들의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국기업들의 생산 중단이 현실화되면 세계 경제는 최악의 불안정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계 경제는 3년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상품 공급망 부족 사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장 없는 인플레이션’, 즉 스테그플레이션(stagflation·정체와 인플레가 겹치는 경제현상) 국면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 2월초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은 스테그플레이션 확산에 기름을 끼얹었다. 전(全)지구적 규모의 식량부족·원유가격 급상승 현상이 몰아닥쳤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 세계의 저가 생활필수품 및 2차 가공품 생산기지 역할을 해온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전면 봉쇄에 이어 이에 항의하는 시위 사태에 휩싸이면서 선진국뿐 아니라 중진국과 후진국 경제까지 최악의 불안정으로 내몰리게 됐다는 것이다.

NYT는 “공급망 체계의 하위구조를 지탱하며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던 중국 경제가 근간부터 흔들릴 경우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은 극대화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전했다.

중국에서 제품 대부분을 생산해온 애플 같은 글로벌기업은 이번 사태로 기업 존립의 기로에 서게 된 상황이다.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은 올해 새로 출시한 아이폰 프로의 부족분이 600만대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중국 현지 조립작업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의 제조 중심지인 폭스콘 정저우공장의 인력 이탈과 항의 시위 사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아이폰 프로 600만대의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업체 폭스콘이 운영하는 정저우공장은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로,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대부분을 생산한다. 이 공장은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대한 현지 노동자들의 반발로 이번 시위사태 이전부터 심각한 인력난에 빠진 상태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 규제에 반대하는 시위 이후 폭스콘이 얼마나 빨리 인력을 조립라인으로 복귀시킬 수 있는지에 애플의 사활이 걸렸다”며 “앞으로도 코로나 봉쇄와 시위사태가 몇주 계속 이어진다면 아이폰 생산은 더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정저우 공장의 불안정성은 애플의 중국 공급망 리스크를 극명하게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NYT는 “선진국들이 생필품과 기계부품 공급망 다양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 전반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중국을 제외한 세계 공급망 재편 전략의 효과는 ‘지금 당장’이 아니라 ‘보다 먼 미래’에 나타날 수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이 중국 시진핑정권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비현실성을 비판하고 있지만, 항의 시위의 확산을 반길 수만은 없게 됐다”고 전했다. 최악의 불황을 걱정하면 시위의 조기 진정을 원해야 하고, 시진핑정권의 몰락을 위해선 시위 확산을 바래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는 것이다.

신문은 또 “이번 시위사태가 선진국들의 ‘경제의 탈 중국화’전략의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건 장기적인 차원”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중국 의존 습성에 탈피하지 못한 전 세계 산업 전반이 연쇄적인 생산 중단과 상품 공급 부족사태로 이어질 위기국면”이라고 진단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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