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이 공중에 붕...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
[조마초 기자]
내 어릴 적 소원은 낙하산 타보는 것이었다. 결국 소원대로 군대에서 낙하산을 탔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험난한 공수 교육을 이수한 다음이었다. 그 느낌을 못 잊어 지금도 종종 스카이다이빙장으로 달려가곤 한다.
|
▲ 스카이다이빙 중 지상 8백 미터 상공에서 주 낙하산을 펴는 순간이다. |
ⓒ 조마초 |
그런데, 인간은 영리하다. 날씨와 비행 장비, 비용 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1940년 NASA(미 항공우주국)가 실내 스카이다이빙 비행 실을 발명했다. 그 후 개발을 거듭해 운전실 강사가 체험자의 체중과 기술 수준에 따라 시속 240km를 넘는 풍속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세로 원통형 터널인 비행 실 속에서 발생한 인공 바람이 계속 순환해 사람이 안전하게 공중으로 뜰 수 있게 고안된 것이다.
|
▲ 원드랩(Windlab)은 지름 3.6m와 높이 10m 비행 실이다. |
ⓒ 조마초 |
원드랩(Windlab)은 지름 3.6m와 높이 10m 비행 실에서 전문 강사와 함께 지상 4km 상공의 낙하 속도인 시속 240km의 바람을 경험하는 새로운 실내 스카이다이빙 체험 시설이다. 바람은 비행 실 위쪽에서 발생해 터널 반대편을 한 바퀴 돌아 비행실 바닥의 튼튼한 스테인리스강 망을 통해 스카이다이빙 동작을 안전하고 쉽게 수행할 수 있게 돕는다.
|
▲ 모두 숨죽이고 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
ⓒ 조마초 |
복장은 옷 위에 비행복을 입기 때문에 편한 의상과 잘 맞는 운동화가 필요하다. 귀걸이, 팔찌, 목걸이, 귀금속, 날카로운 물건 등은 따로 사물함에 보관한다. 강사가 각자의 신체에 맞는 비행복과 헬멧, 방풍 안경을 골라 준다. 비행복 상부에는 강사가 쉽게 잡을 수 있는 고리가 붙어있다.
비행 실로 이동하자 낯선 공간에 살짝 긴장된다. 입구에서 옆으로 선 강사의 두 팔에 내 두 손을 들고 선 자세로 (비행기에서 점프하듯이) 앞으로 편하게 쓰러진다. 강사가 두 팔로 내 배 부분을 받쳐 들고 이동하면 세찬 바람이 얼굴과 배를 확 밀어 올린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엎드린 자세로 공중으로 뜬다. 왼손을 내리면 왼쪽으로 돌고 오른손을 내리면 오른쪽으로 돌지만 완벽하진 않다. 강사는 내 비행복을 잡거나 밑에서 받치며 내 활공 상태를 관찰한다. 스카이다이빙보다 편하게 숨 쉴 수 있다.
|
▲ 안정된 활공 자세를 확인한 강사가 손을 떼면 내 몸은 공중에 떠 있게 된다. 600마력짜리 강한 엔진 2대의 프로펠러가 세찬 바람은 강했다. |
ⓒ 조마초 |
잠시 후 또 다른 강사가 들어와 내 옆 팔과 다리 고리를 잡으면 갑자기 바람이 세게 솟구쳐 우리 사람을 빠르게 회전시켜 공중 10m 높이까지 상승했다 하강케 한다. 눈으론 빙글빙글 다 보이고 여유 있지만 내 입은 세찬 바람으로 어색한 웃음이다.
외부에서도 360도 투명 플라스틱 원통을 통해 구경꾼들이 복잡한 마음으로 다음 순서인 처지를 고민하며 내 비행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곧 바람이 약해지며 강사의 안내에 따라 난 두 손으로 입구를 잡고 선 자세로 깡충 뛰어 비행 실 밖으로 나왔다. 그제야 고요함과 어색한 중력이 내 몸을 타고 흐른다.
|
▲ 벽면에 강사진의 이름과 경력 등 안내판이 있다. 날 공중에 띄울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주의 깊게 보게 된다. |
ⓒ 조마초 |
공인된 실내 스카이다이빙 전문가에게 훈련받은 강사들이 1:1로 체험자를 돕는다. 2017년부터 현재까지 5만여 명이 날았단다. 실내 스카이다이빙은 유럽이나 미주지역에서는 이미 6천만 명 이상이 즐기는 새로운 레저 및 전문 스포츠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5년부터 국제항공연맹에서 주최하는 세계대회가 열리고 있다.
말레이시아 원드랩은 아시아 태평양 최초로 대형 쇼핑몰 한복판에서 즐길 수 있다.
WINDLAB, 1 Utama Indoor Skydiving, Malaysia. www.windlab.my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태원 참사 사흘 전, 국민의힘도 국회에서 '마약과의 전쟁' 선포
- '수비 불안' 한국, 가나와 난타전 끝에 아쉬운 패배
- '내 사람' 추궁 안한 윤 대통령, '해임건의' 택한 민주당
- 여의도 밤섬, 그렇게 폭파했어야 했나
- 골수이식까지 해준 '껌딱지' 딸 잃은 아버지의 울분
- 윤 대통령의 '핵관 4인방' 관저 만찬, 국힘 안에서도 웅성웅성
- '건전가요' 시절 떠오른, 행안부 주연의 기막힌 '촌극'
- 지방정부의 생존법, '광역 모펀드'를 제안한다
- 성난 민심에 놀랐나... 중국 '코로나 제로' 봉쇄 일부 완화
- 민주당,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한다... 탄핵도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