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월드컵 완장

한승주 2022. 11. 29. 04: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팔에 두르는 표장.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완장 논란이 불거졌다.

왼쪽 팔에 찬 완장이 너무 헐거워 계속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완장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많은 월드컵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승주 논설위원


신분이나 지위를 나타내기 위해 팔에 두르는 표장. ‘완장’의 사전적 정의다.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완장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4일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우리 대표팀 주장 손흥민을 괴롭힌 건 다름 아닌 완장이었다. 왼쪽 팔에 찬 완장이 너무 헐거워 계속 흘러내렸기 때문이다. 얼굴 보호대만으로도 성가신데 완장까지 말썽이었다. 한 차례 교체했으나 헐겁긴 마찬가지였다. 급기야 완장을 벗어 왼손에 쥐고 뛰기도 했다.

손흥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포르투갈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역시 골문 앞 결정적인 순간에 완장을 손에 들고 있었다. 독일 주장인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하프타임에 아예 완장을 테이프로 고정했다. 약 260조원을 들인 초호화 대회이지만 주장 완장은 싸구려라는 원성이 쏟아졌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은 완장을 다시 만들어야 했다.

문제가 된 완장은 개막 전 급조된 것이다.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7개 팀 주장들이 각종 인권 논란이 불거진 개최국 카타르에 항의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의 ‘원 러브’ 완장을 착용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FIFA는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종교적 의미를 담은 문구를 담아서는 안 된다며 갑자기 자체 ‘완장 캠페인’을 선언했다.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19일 FIFA는 유엔 산하기구와 협력해 통합, 교육, 차별 반대 등을 주제로 한 자체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단계별로 각각의 가치에 맞는 특별한 완장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각국 대표팀 주장의 완장에는 ‘세계를 통합하는 축구’(#FootballUnitesTheWorld)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이를 환영한 건 아니었다. 독일팀은 단체 촬영에서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했다. 원 러브 완장을 차면 옐로카드를 주겠다고 한 FIFA에 ‘당신은 우리 목소리를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완장을 놓고 이런저런 말이 많은 월드컵이다.

한승주 논설위원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