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금리에도…‘연말 랠리’ 기대감에 개미 빚투 늘어
직장인 김 모(38)씨는 4개월 전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신용융자)를 통해 주식을 1억원어치 샀다. 주가가 20% 넘게 떨어졌지만 김씨는 본전 생각에 주식을 팔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4개월 전 8%대였던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현재 10%까지 올랐다. 김씨는 “재작년 말 산 아파트의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월 180만원에서 230만원으로 뛰었다”며 “생활비 부족분을 만회하기 위해 신용융자로 주식을 매수했는데, 주가 하락으로 팔지도 못하고 이자 부담만 더 늘었다”고 토로했다.
주식 시장에서 ‘빚투(빚내서 투자)’하는 개미 투자자가 다시 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 신용융자 금리가 최대 10%까지 오르면서 개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주가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에 금리 부담까지 더한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잔고는 24일 기준 17조249억원이다. 신용융자잔고는 9월 말 17조1648억원에서 10월 말 16조756억원 수준으로 주춤하더니 11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연말 랠리(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용융자 금리가 꾸준히 오르면서 빚투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최고금리가 10%를 넘어선 곳은 하나증권·삼성증권·현대차증권·유안타증권 등이다. 10%대 금리는 저축은행 신용대출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은 가장 낮은 등급인 마이론그린 회원 중 은행연계계좌 고객을 대상으로 16~30일 신용융자 금리로 10.05%를 적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90일 초과에 대해 최대 10.5%의 금리를 적용한다. 삼성증권은 가입 조건에 따라 90일 초과의 경우 10.1~10.2%, 90일 이하의 경우 9.6~10.1%의 금리를 적용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나 기업어음(CP) 금리를 기준금리로 삼은 뒤 리스크프리미엄 등 가산금리를 더해 신용융자 금리를 책정한다”며 “CD·CP 금리가 오르면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기업 이익이 하향되는 부분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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