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갈 수 있다고 믿는 태현이 모처럼 혼자 보낸 하루

이마루 2022. 11. 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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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성장통까지 기꺼이 껴안으며. 태현이 고요하게 포개 올린 음계

Q : 혼자 있을 때의 태현은 어떤 모습일까가 오늘 화보의 시작이었습니다. 자가격리를 마치자마자 멤버들이 해외 공연을 떠난 지금은 혼자 있는 상태가 조금 지겨울 것 같지만요

A : 이렇게 긴 시간을 혼자 있어본 건 처음이에요. 저랑 정말 안 맞더라고요. 데시벨이 높진 않지만 무조건 사람을 만나고 밖에 나가야 에너지를 얻는 완전한 외향형 인간이거든요. 격리 기간 동안에도 많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최대한 누군가와 같이 있는 느낌을 받으려고.

Q : 혼자 작업도 하며 나름의 시간을 즐기지 않을까 했는데 의외네요

A : 그건 조금 달라요. 작업할 때는 옆에 있는 사람이 무안할 정도로 모니터만 보죠. 부득이하게 혼자 하는 제 취미 활동이랄까요. 아, 음악과 함께하긴 하지만(웃음).

셔츠와 팬츠, 레이어드한 그레이 니트는 모두 Le17Septembre.

Q : 어휴(웃음). 지난 2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단체 화보로 만났을 때, 첫 단독 콘서트 ‘ACT:BOY’가 비대면으로 진행돼 멤버 모두 아쉬워했던 게 기억나요. 이후 팬 라이브와 19차례에 걸친 첫 월드 투어 ‘ACT:LOVE SICK’ 등 팬들과 한껏 시간을 보낸 한 해였습니다

A : ‘내가 이 함성을 들으려고 데뷔했구나’ 상기하게 됐어요. 매 공연과 무대가 행복했죠. 아쉬움이 있을지언정 첫 콘서트 덕분에 스무 곡 넘는 세트 리스트를 진행하는 게 어떤 일인지 확실히 알고 준비할 수 있었죠.

Q : 세트 리스트가 정말 좋았어요. 서울에서 둘째 날 콘서트를 봤는데, ‘라이브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라이브도 안정적이었고요. 보컬로 맡은 책임이 큰 멤버인 만큼 남모를 고민은 없었는지

A : 평소 연습한 곡들이기 때문에 부담이나 걱정은 없었어요. 라이브에 자부심이 있고, 현장 관객에게는 또 다르게 다가간다는 것도 알거든요. 투어 내내 목 상태도 좋았고요. 그렇다면 제게 무대는 너무 재미있는 공간인데, 투어는 무대에 집중하면 되는 일정이잖아요? 맘도 편했고 쉴 시간도 생각보다 많은 것처럼 느껴졌어요. 팀과 멤버마다 받아들이는 게 다르겠지만, 저는 정말정말 좋았습니다.

Q : 여러 번 무대를 반복하는 동안 아티스트로서 가장 즐거웠던 구간은

A : 열한곡을 쭉 ‘달리는’ 구간이 있어요. 그 구간 마지막 암전 상태에서 ‘Anti-Romantic’이 나오는데 첫 소절이 저거든요. 시작 박자를 오직 인이어로 저만 듣는데, ‘I don’t know who loves me’를 부르는 순간 터져 나오는 함성이 매번 엄청났던 것 같아요.

니트 톱은 Fendi.

Q : 자카르타 공연에서는 인도네시아 국민 노래인 툴루스(Tulus)의 ‘Hati-hati di Jalan’을 부르기도 했죠. 어떻게 시작한 아이디어 였나요

A : 팬들은 어디에 있든 똑같은 마음으로 사랑을 보내주는데, 상대적으로 저희가 자주 가지 못하는 지역이잖아요. 이벤트로 현지 노래를 불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서 팬 커뮤니티인 위버스에 곡을 추천해 달라고 했어요. 많은 분이 보내준 플레이리스트에 빠지지 않던 곡이었죠. 반응이 좋아서 보람찼습니다.

Q : 공연에서 또 하나 놀랐던 건 의상이었어요. 특히 핑크 자카르 소재에 붉은 비즈와 레이스를 단 수트를 멤버 전원이 소화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A : 확실히 ‘크리에이티브’하죠.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가진 색과 스펙트럼을 넓히는 것인데, 그렇다고 그런 스타일만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멤버 모두 이 또한 우리만이 소화할 수 있는 좋은 시도라는 걸 인지하고 있어요.

브라운 집업 니트 카디건은 Tod’s. 로고 플레이 티셔츠는 Levi’s.

Q : 투어 사이사이 ‘서머 소닉’과 ‘롤라팔루자’ 같은 해외 대형 페스티벌 무대도 있었습니다

A : ‘롤라팔루자’는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날이었어요. 제가 꿈꿔왔던 장면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포개졌다는 느낌이었죠. 날씨도, 석양이 내리던 공연 시간대도 환상이었고요. 불특정 다수의 관객 앞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모아(MOA) 분들이 많이 오시니 다른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즐기시더라고요. 페스티벌은 기회가 되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도 많이 볼 수 있잖아요.

Q : 좋은 공연이나 무대를 보는 건 어떤 경험이 되나요. ‘팬심’을 분출했던 빌리 아일리시의 내한 공연처럼

A : 나도 저렇게 잘하고 싶다는 감상은 당연하고요. 그런데 빌리의 공연은 미감이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빌리가 멋진 모습을 보여줬어요. 우리 일상에서 이토록 감각적인 충격과 감정의 진폭을 겪을 일이 많지는 않잖아요. 아름다운 순간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면에서 영감을 받게 되는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 빌리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있었어요. ‘Isn’t it lovely’ 소절을 부르던 그 순간 네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워 보였다고 말했어요. 한마디로 ‘주접’을 떤 거죠. 후회하지 않습니다(웃음).

니트는 Nohant. 그레이 니트 팬츠는 Maison Mined.

Q : 항상 어른스러운 막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올해는 반전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아이돌 인간극장〉에서 물 위에서 건져지는 장면 이후 ‘텬쪽이’라는 애칭이 공고해졌죠

A : 저는 정말 급박하고 간절했어요. 현장에서 사람들이 웃는 것조차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요. 이미 옷은 많이 젖어 있었고(웃음). 멤버들과 있을 때 워낙 편안해서 그런 모습이 나오나 봐요. 전 유치하게 노는 것도 진짜 좋아하거든요. 평소 이미지에서 덜 보일 뿐이죠.

Q : ‘성장’과 ‘노력’은 여전히 태현을 설명하는 중요한 단어인가요

A : 그럼요. 지금은 ‘꾸준함’을 덧붙이고 싶어요. 노력이나 열정이라면 사람들은 뜨겁게 불타는 이미지를 연상하는데 사실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그 순간만큼 차갑고 외롭게 느껴지는 시간은 없다는 걸 알거에요. 그럼에도 제법 긴 시간을 그렇게 흔들림 없이 보낸 것 같아요.

퍼 트리밍 스웨터는 Salvatore Ferragamo.

Q : 어떤 게 외롭던가요

A : 매번 크고 작은 목표를 갖고 연구해야 할 때, 외로워요. 사람들과 같이 있음에도 어쨌든 제가 해내야 하는 몫이고, 혼자 타개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 것을 끝까지 해내는 과정 자체는 분명 외로운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성취감은 있지만요.

Q : 룸메이트이자 함께 팀의 막내인 휴닝카이는 동갑내기 친구가 태현이 유일하다고 했어요. 태현은 휴닝카이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A : 저는 여러 사람에게 순간순간 솔직한 100%를 보여줘요. 그에 비하면 휴닝카이는 마음을 덜 보여주는 성격이죠. 휴닝카이가 마음을 개방하는 정도가 가장 큰 대상이 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미 어느 정도 그런 것 같기도 한데, 더 최대치를 노려보려고요.

Q : 중학교 친구인 ‘언북호미’들의 요즘 최대 관심사는

A : 정말 그 친구들을 통해 어떤 영화가 개봉했는지, 대학생활이란 게 어떤지 알고 있는데요. 요즘은 아무래도 월드컵 이야기죠. 저희 모두 이강인 선수를 좋아하는데, 어제 월드컵 출전이 결정돼서 다들 박수를 쳤어요. 손흥민 선수도 뛰게 됐다고 들었습니다.

집업 니트와 코듀로이 팬츠는 모두 Loro Piana. 시어링 크로그 뮬은 Komorebi Museum.

Q : 위버스와 SNS를 통한 소통은 또 어떤 의미가 있나요. 팬들의 편지를 소중하게 간직하기도 해요

A : 저는 팬들이 보내주는 사랑과 관심이 일방적이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습관처럼 들어가서 댓글도 달고 하다 보니 일상 대화를 할 수 있는 수준이 된 것 같아요. 다른 삶의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재미있기도 하고요.

Q : 저도 10대 때 쓰고 부치지 않았던 팬레터를 나중에 보니 ‘나의 오늘 하루는 어땠다’ 같은 내용이 대부분이더라고요

A : 그런데 그게 힘이 돼요. 내가 누군가에게 일상을 공유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실재적 일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됐다는 게 자존감을 높여주죠.

Q : 예능 콘텐츠인 〈투 두 To Do〉를 비롯해 팀으로 선보이는 여러 콘텐츠 중에서 가장 즐거운 것은

A : 〈투 두〉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촬영이에요. 개인적으로는 ‘레코딩 비하인드 신’ 촬영을 좋아해요. 특히 내년 1월에 공개될 이번 앨범을 녹음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지금 정말 마음에 드는 수록곡이 하나 있는데, 아주 새로운 곡이에요. 신난다, 가사가 좋다, 멜로디가 좋다, 감동적이다 같은 말로는 표현이 안 돼요.

벌키한 아이보리 스웨터는 Isabel Marant Homme.

Q : 최근 선보인 ‘Ring’을 비롯해 태현의 프로듀싱 활동을 궁금해하는 팬이 많아요. 스스로도 계속 욕심나는 부분인가요? 다 잘할 필요는 없기도 한데

A : 그런데 저는 곡을 쓰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 그게 제 음악에 대한 진정성과 설득력을 높이는데 일조한다고 생각해서 잘하고 싶고요. ‘플레이어’로서 참여하는 건 당연하지만 ‘메이커’와 ‘플레이어’를 병행했을 때 오는 시너지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진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니까.

Q : 진정성을 믿나요

A : 정말 추상적인 개념이잖아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런데 퍼포밍 당사자와 곡이 전혀 괴리가 느껴지지 않는 무대가 분명 있어요. 대표적으로는 제이홉 형 노래들이 그래요. ‘Trivia 起 : Just Dance’나 ‘Outro : Ego’는 그냥 홉이 형 자체거든요. 이 노래가 진정성이 없다면 뭐가 진짜냐, 그런 쾌감을 주죠.

아이보리 니트 톱과 팬츠는 모두 Fendi. 뮬은 JW Anderson.

Q : 그런 의미에서 태현에게 가장 진정성 있었던 곡은 뭔가요. K팝 아티스트는 컨셉트나 팀의 방향성에 따라 나를 맞춰야 할 일도 많아요

A : ‘0X1=LOVESONG (I Know I Love You) feat. Seori’죠. 부르면서도 창법과 가사, 내가 연기하고 몰입해야 하는 컨셉트가 잘 맞아떨어진다고 느꼈어요. 플레이어가 완벽하게 몰입해서 연기하는 것도 진정성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 스스로 생각하는 ‘멋’이나 ‘여유’의 기준에 어느 정도 도달한 것 같은지

A : 한참 모자라지만 투어를 통해 새로운 단계에 온 것 같긴 해요. ‘멋’은 사실 너무 깊은 단어고요. 투어를 하면서 여유는 많이 얻었어요.

벌키한 아이보리 스웨터는 Isabel Marant Homme.

Q : 2019년, 열여덟살에 데뷔해 3년 넘게 달려왔습니다. 만약 조금 더 천천히 그 시간을 돌아보거나 음미하고 싶은 시기가 있다면

A : 모두 시간의 흐름에 맞게 지나간 것 같아요. 느낄 건 느끼고, 빠르게 지나보낼 건 지나 보내면서요. 저는 너무 바빠서 내가 뭘 하는지 잘 모르고 지나는 시기도 좋았어요. 덕분에 체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 연습생 후배와의 만남에서 “원래의 나와 다른 성격을 좇으려 할 필요 없다. 진정성 있게 소통하다 보면 내 매력을 있는 그대로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고 조언을 했어요. 스스로 느꼈기에 해줄 수 있는 말이었을지

A : 저도, 회사도 제 캐릭터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결론을 내지 못하고 데뷔했는데, 지금의 제 모습을 좋아해주는 분들을 보며 굳이 할 필요 없는 고민이었다는 걸 알았죠.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덜 솔직해질 수도 있고, 자연스럽게 변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좋아해주는 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Q : 스스로 성격을 잘 알기에 경계하거나 조심하려는 부분은

A : 확실하게 있습니다. 뜨거운 걸 만졌을 때 ‘앗, 뜨거워’가 자동반사적으로 나오는 것처럼 저는 싫은 걸 봤을 때 ‘싫다’고 말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비합리적이라고 느껴지는 걸 잘 못 참죠. 그런데 항상 상황이 최선의 효율로 합리적으로만 돌아갈 수는 없거든요. 그걸 조금 더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는 방향을 멤버들과 대화하면서 키워나가고 있어요. 되게 조심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Q : 올해, 나와 팀에게 칭찬해 주고 싶은 것

A : 멤버들에게 칭찬해 줄 게 너무 많죠! 올곧게 올 한 해도 모든 걸 해왔어요. 연말을 앞두고 이제 시상식 등이 잔뜩 남았어요. 매 연말마다 ‘큰일났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해냈지만 이번에는 ‘정말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웃음), 멤버 모두 같은 걸 느끼고 있더라고요. 기적을 써보려고요. 올해 멤버들 사이에 오가는 소통의 양이 정말 많아졌어요. 진짜 이상적인 일이죠. 서로와 팀을 신뢰한다는 의미니까.

니트는 Nohant.

Q : ‘내일(Tomorrow)’과 ‘함께(Together)’라는 단어가 공존하는 팀명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 팀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듭니다. 앞으로도 확신을 갖고 해나갈 수 있는 게 있다면

A : 저희 다섯 명이 전하려는 메시지. 소년들의 이야기를 늘 높은 수준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들려줄 거라는 것.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들을 앞으로도 잘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습니다.

Q : 곡 ‘Thursday’s child has far to go’ 가사처럼 가야 할 길이 많다는 사실은 태현에게 즐거운 일인가요

A : 많은 고민을 던져주는 말 같아요. 갈 길이 멀다는 것은 아직 많이 안 왔다는 의미일 수도 있으니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부담도 되고, 마냥 즐겁지는 않죠. 다만 준비는 돼 있어요. 그리고 할 수 있을 거예요. 멤버들과 함께니까.

카디건은 Bottega Veneta. 니트 팬츠는 Maison Mined. 슬리브리스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귀국한 멤버들을 만나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할 것 같나요

A : 특별할 것 없지 않을까요? ‘몸은 괜찮냐’고 하면 저는 ‘무대 못해서 어떡하냐’고 묻고, 서로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나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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